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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국내 1위 여성패션 앱 '지그재그' 인수 추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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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쇼핑몰 모음 앱 '지그재그'는 1020에게 인기다. [사진 지그재그]

여성 쇼핑몰 모음 앱 '지그재그'는 1020에게 인기다. [사진 지그재그]

카카오가 여성의류 쇼핑 분야 1위 플랫폼 '지그재그'(ZigZag) 인수를 추진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뺀 카카오가 지그재그 인수로 카카오톡 기반의 추천형 커머스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대표 서정훈)의 지분 인수를 추진중이다. 지그재그는 동대문 등 전국의 소호(soho) 의류몰을 한 데 모은 포털형 패션 앱이다. 2015년 6월 출시후 현재 4000곳 이상의 업체가 입점해 있다. 국내 패션 쇼핑앱 최초로 인공지능(AI) 추천 기술을 도입했다.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10~20대 여성층에서 인기를 끌며 지난해 거래액 75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여성의류 쇼핑 플랫폼 가운데 매출액 기준 1위.

카카오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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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지그재그의 기업가치를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전망한다. 연간 거래액 1조~1조 5000억원을 기록중인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가 지난달 세콰이어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2조 5000억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대신 그 실탄으로 기술력과 시장성을 두루 갖춘 패션 앱 선두주자를 손에 넣는 모습"이라며 "네이버가 패션테크 업체 브랜디에 100억원을 투자했고, 신세계도 여성쇼핑몰 W컨셉을 인수하는 등 패션테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크로키닷컴의 최대주주에 오른 후 별도 자회사로 키우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쇼핑부문을 맡고 있는 카카오커머스와는 별도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지난달 8일 카카오톡 메인탭에 쇼핑을 배치하며 커머스 강화에 나선 만큼 지그재그와 시너지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쇼핑 탭을 추가하면서 "사용자의 구매 만족도나 후기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그재그의 인공지능 추천 알고리즘과 방향성이 잘 맞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 이커머스는 단순 쇼핑 경쟁이 아니라 소비자를 오래 머물게할 '시간 경쟁'"이라며 "특정 연령이나 성별이 선호하는 서비스가 추가되면 카카오 입장에선 플랫폼 시너지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그재그 인수와 관련해 카카오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