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이 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다시 ‘폭발’하고 있다. 지난해가 외출과 소비를 최소화하는 코로나19 ‘피난기’였다면, 올해는 최대한 조심하면서도 쓸 때 쓰는 ‘소비 회복기’로 접어들고 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롯데백화점의 올 1분기(1월 1일~3월 28일)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1분기에 롯데백화점에는 총 432만명의 고객이 방문해 3512만 건을 구매했다.
1분기 롯데百 매출 빅데이터 분석…객 단가 24% 늘어
지난해보다 구매액 24% 늘어
롯데백화점의 올해 1분기 고객 1인당 객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커졌다. 구매 고객 수는 전년보다 1.2%가 늘었다. 특히 ‘상위 1%’ 소비자는 지난해보다 30%가량 많은 1인당 평균 325만원을 사용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객단가가 평균 7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가장 적은 평균 38만원이었다. 가구 형태별로는 ‘1인 가구’의 소비가 가장 큰 폭(42%)으로 늘었다. 최성철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1인 가구 소비자들이 소비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행태도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의 회복 경향이 뚜렷했다. 우선 백화점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올 1분기에는 평균 53분(17% 증가)을 백화점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해 1분기의 체류 시간은 45분이었다.
상품별로는 코로나 19 이후 희비가 엇갈린다. 초ㆍ중ㆍ고 등교가 늘어나면서 아동의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48%가 늘었다. 개인 운동용품별 차이도 있다. 골프(65%)와 캠핑용품(93.7%) 매출은 많이 늘었지만, 자전거(-87.4%)ㆍ수영복(-49.4%)ㆍ야구용품(-93%) 등의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의 영향으로 동호회 활동 등이 위축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가정용품 소비도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에는 홈 인테리어에 눈을 떴다면 올해는 집을 채울 가구나 가전을 구매하고 있다. 특히 올해 TVㆍ소파 같은 대형제품 구매가 지난해보다 많다(41%). 또 주방과 홈패션 매출도 늘었다(31%).
역시 명품의 힘…전연령대서 고른 인기
연령대를 떠나 인기를 얻는 상품도 있다. 명품이 그렇다. 수백만, 수천만 원의 고가 상품의 인기는 20ㆍ30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샤넬이나 롤렉스 같은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올 1분기 이들 세대가 해외 부티크와 명품시계ㆍ보석 상품군에 쓴 돈은 전년 동기보다 53.1% 늘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신장률은 100.6%에 달한다. 다른 연령대(40~60대 이상)에서도 66~68%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멋을 아는 ‘액티브 시니어’의 활약이 기초 화장품 등의 매출을 끌어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초 화장품 매출이 50ㆍ60세대의 구입이 늘면서 6.8% 성장했다. 지난해 24% 감소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층이 기초 화장품 소비를 주도했고, 이들의 구매액은 전년 동기보다 크기(23.6%) 늘었다.
이수기ㆍ추인영 기자 lee.sooki@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