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일 뿐인데…초대장 없인 못구하는 '클럽하우스 카드'

중앙일보

입력 2021.04.08 06:00

업데이트 2021.04.09 01:07

초대장을 받은 회원들에게만 발급되는 카드가 있다. 연회비 수십만원 짜리 블랙라벨 신용카드가 아닌 선불 체크카드인데도 신규 발급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줄을 섰다. 심지어 중고나라에서 공짜 초대장을 돈 주고 파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최근 인터넷에서 ‘클럽하우스 카드’로 입소문 난 차이카드 얘기다.

차이카드는 연회비가 없는 선불 체크카드다. 카드를 은행 계좌와 연결해두면 카드를 긁을 때마다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플라스틱 실물카드가 있어 온·오프라인 결제가 모두 가능하고 ‘카카오페이’처럼 앱에 돈을 충전해 바코드로 결제할 수도 있다. 비씨카드와 핀테크 간편결제사 차이코퍼레이션이 합작해 만들었다.

온라인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차이카드 초대장이 판매되고 있다. [네이버 캡처]

온라인 중고 물품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차이카드 초대장이 판매되고 있다. [네이버 캡처]

돈 주고 사는 카드 초대장…뭐가 특별할까?

이 카드는 일반 체크카드와 달리 기존 사용자가 보낸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신규 카드발급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초대장을 장당 3000원 정도에 사고팔기도 한다. 차이카드 회원이 되면 지인 초대장 2장이 나오는데, 공짜로 나오는 이 초대장을 돈 주고 파는 것이다.

초대장을 돈 주고 사면서까지 이 카드를 발급받으려고 하는 이유는 ‘부스트’라고 불리는 독특한 할인제도 때문이다. 차이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번개(포인트)가 쌓이는데 이 번개를 이용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돈을 쓰면 번개를 적립해주고 이 번개를 써서 다시 할인을 받는 구조다. 할인 적용 가맹점은 CU와 요기요,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등 편의점부터 각종 프랜차이즈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어 7일 기준 편의점 GS25에서 번개 8개를 쓰면 최대 3000원 한도로 결제 금액의 50%를 적립 받을 수 있다. 6000원을 결제하면 3000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번개는 4000원을 결제하면 1개, 1만원 이상 결제 시 만원 당 3개 쌓이며 결제 1건당 최대 30개까지 쌓인다.

최소 금액을 사용해 최대 혜택을 받고 싶다면 아무 가맹점에서나 3만원을 결제한 뒤 번개 8개를 이용해 GS25에서 3000원을 할인을 받으면 된다. 번개 적립에 3만원, GS25에서 6000원, 총 3만 6000원을 사용해 3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으니 이 경우 피킹률(카드 사용 금액 대비 할인율)은 8%다. 통상 피킹률이 5%만 넘어도 ‘혜자 카드(가성비가 좋은 카드)’라고 불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할인율이다. 단 번개 적립과 할인 혜택을 모두 최대로 받았다고 가정했을 때 그렇다. 매번 결제를 1만원 단위로 딱 맞춰서 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혜택은 이보다 작다고 봐야한다.

차이카드

차이카드

통합 최대 할인 한도는 월 10만원으로 기존 체크카드 대비 혜택이 크다. 카드 비교 사이트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2019년부터 2년 연속 인기 체크카드 1위에 올랐던 우리 카드의 정석 쿠키 체크카드는 전월 실적이 70만원 이상일 경우 월간 최대 할인 한도가 3만원이다. 다른 인기 체크카드들도 월간 최대 할인 한도가 대부분 1만~3만원 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할인 한도가 월등히 높다.

피킹률 좋지만…“머리 아프다” 후기도

매번 할인율과 번개 적립 효율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소액 결제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번개 적립 효율이 높지만, 목돈을 쓸 때는 결제 금액 대비 번개 적립이 짜다.

부스트의 종류가 매일 바뀌고, 똑같은 가맹점이라도 매번 최대 할인 한도와 필요한 번개 개수가 달라질 수 있다.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는 어필하지만, 어떤 가맹점에서 얼마를 쓰더라도 ‘묻지 마 적립’을 받길 원하는 고객에게는 다소 머리 아픈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부스트 서비스 역시 부지런한 체리피커에게 최적화돼있다. 부스트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맹점 리스트는 매일 자정에 갱신된다. 즉 혜택이 매일 달라진다. 또 활성화한 부스트는 취소할 수 없고, 당일 밤 11시까지 결제하지 않으면 번개가 자동 차감된다.

예를 들어 번개 5개를 써서 스타벅스 50% 할인을 받기로 했는데, 그날 스타벅스에 가지 않았다면 할인도 못 받고 번개 5개도 사라지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생각 없이 차이카드를 썼더니 실제 적립률은 3~4%에 불과했다”는 후기도 있다. 얼마나 계획적으로 카드를 이용하는지에 따라 적립율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카드 결제 이미지. 셔터스톡

카드 결제 이미지. 셔터스톡

그럼에도 4000원~1만원 사이 소액 결제를 자주 한다면 이 카드를 써봄 직하다. 여러 부스트 혜택을 고려했을 때 번개 1개의 가치는 약 300~400원인데, 4000원을 쓸 때마다 300원(번개1개)을 돌려주는 카드는 흔치 않다. 연회비 0원에 ‘전원 실적’이라는 허들이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차이카드 관계자는 “부스트 혜택이 매일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루 평균 20~30개의 가맹점에서 할인받을 수 있고 스타벅스처럼 인기가 많은 가맹점에서는 거의 매일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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