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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불공정·부동산 실정에 분노, 2030이 돌아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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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 당시 서울 25개 구 가운데 단 3곳에서 승리했던 보수 야권(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25개 구 가운데 24곳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앞서 당선이 확실시 된다(8일 0시45분 기준, 개표율 66.5%). 민주당이 주장했던 이른바 ‘샤이 진보’(숨은 민주당 지지층)는 없었던 셈이다.

투·개표율, 출구조사 분석해보니 #20대 남성 72.5%가 오세훈 지지 #강남3구가 투표율 1·2·3위 싹쓸이

0시45분 현재 오 후보는 57.1%의 득표율로 39.7%의 박 후보를 17.4%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출구조사로 본 세대별 지지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출구조사로 본 세대별 지지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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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52.8%의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당시 야권 후보(김문수+안철수)의 득표율을 합산(42.9%)한 것보다 9.9%포인트 앞선 결과였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서초구청장을 제외한 24개를 싹쓸이했다. 서울시 의회 110석 가운데 102석도 민주당 차지였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서울 49개 선거구 가운데 41개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는데, 당시 민주당의 지역구 평균 득표율은 54.2%, 국민의힘은 42.7%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보수 진영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선 오 후보가 박 후보를 각각 3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렸다. 서초·강남·송파는 투표율에서도 64.0%, 61.1%, 61.0%로 1, 2, 3위를 기록했다. 서울지역 투표율 58.2%를 상회하는 결과다. 공시지가 상승 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이 그대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의 격차는 서울보다 더 컸다. 0시45분 현재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63.0%의 득표율로 34.1%를 기록 중인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28.9%포인트 차로 앞서며 당선됐다(개표율 93.1%). 2018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후보였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부산 16개 구 전역에서 모두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지만, 이번 선거에선 박 후보가 16개 구 모두에서 앞섰다.

특히 야권 후보의 압승엔 LH 직원 투기·불공정·부동산 실정에 분노한 2030의 반란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투표 종료 뒤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오 후보는 20대(18~29세)에서 55.3%, 30대에서 56.5%를 기록해 20대 34.1%, 30대 38.7%를 기록한 박 후보를 두 자릿수 이상 차이로 앞섰다. 특히 20대 남성의 오 후보 지지율은 72.5%로 60세 이상 남성의 지지율(70.2%)보다 2.3%포인트 높았다.

30대 남성의 오 후보 지지율도 63.8%였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32.0%, 30대는 29.7%였다.

김효성·김기정 기자, 김보담 인턴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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