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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유행 아니다”라던 정부, 하루만에 “본격화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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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직 4차 유행이 본격화하는 수준은 아니다. 외국의 유행 상황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부분도 있다.”(4월 6일)

전문가 “안이한 판단” 잇단 지적에 #“방역의 긴장감 높일 때” 말 바꿔 #내일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 발표

“4차 유행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는 시기다. 방역의 긴장감을 다시 높여야 할 때다.”(4월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 가능성에 대한 보건당국의 기조가 하루 만에 180도로 달라졌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7일 브리핑에서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으나, 4차 유행이 본격화되는 가능성이 차츰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신규 환자가 668명으로, 지난 1월 이후 석 달 만에 600명을 넘은 것과 관련해서다.

윤 반장은 하루 전만 해도 “많은 전문가가 3월 말부터 4월까지 4차 유행이 온다고 예측하지만, 아직 (4차 유행이) 본격화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었다. 하루 만에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해석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날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 반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1~2주 전부터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이한 판단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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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반장은 이날 4차 유행 본격화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1, 2차 유행보다 3차 유행이 길게 진행됐기 때문에 거리두기가 장기화했고, 국민의 피로감도 누적된 상황”이라며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4차 유행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방역의 긴장감을 다시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 등을 9일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1주일(4.1∼7)간 지역사회 내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523.7명으로, 이미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기준을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기간에 수도권의 하루 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는 324.6명으로, 직전 한 주(293.1명)보다 31.5명 늘었고, 비수도권도 199.1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윤태호 반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동량 증가도 4차 유행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가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말인 지난 3∼4일 수도권 이동량은 3157만 건으로 한 주 전보다 0.6% 증가했다.

황수연·신혜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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