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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지지자 껴안고 눈물 “시민의 회초리 받아들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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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보궐선거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보궐선거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국회사진기자단]

선거가 지나간 자리에 서러운 눈물이 들어찼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7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 발표를 캠프·상황실 대신 집에서 시청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크게 뒤진다는 출구조사 발표가 나온 뒤인 오후 9시 15분쯤 캠프에 모습을 드러낸 박 후보의 눈가는 화장기 없이 젖어 있었다. 전날까지 서울 곳곳을 누빌 때 신었던 파란 운동화를 그대로 신고 왔다. 박 후보는 지지자들과 껴안고 울며 20여분간 비공개 해단식을 했다.

박, 오후 9시쯤 캠프 찾아 해단식 #김영춘 “민심의 큰 파도에 승복”

이후 지지자들과 헤어진 그는 서울 여의도 당사로 자리를 옮겨 “진심이 승리하길 바라면서 끝까지 응원해준 시민들에게 무한한 감사 말씀을 드리고, 회초리를 들어준 시민들에게는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진로와 패배 원인 등에 대한 물음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번 선거는 그의 세 번째 서울시장 도전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보궐선거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보궐선거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부산은 서울보다 패색이 더 짙었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충격에 휩싸인 듯 아무 말을 하지 못한 채 TV 중계화면만 지켜보다 20여분 만에 자리를 떴다. 오후 10시쯤 창백한 얼굴로 다시 나타난 그는 “민심의 큰 파도 앞에서 결과에 겸허하게 승복한다”며 “저와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두 마디 소감을 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여기까지 하겠다”고만 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무거운 참패 소식에 짓눌린 모습이었다. 굳은 얼굴로 한 곳에 모여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했지만 9분 동안 아무도 한마디 말을 하지 않았다. 서울·부산 지지율 격차 공개 순간 한숨을 몰아쉰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마스크는 한참을 거칠게 들썩였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져도 잘 져야 하는데, 예상보다 차이가 너무 커 다들 뭐라 할 말을 잃었다”고 전했다.

전날 “3%포인트 내외의 박빙 승부”를 주장했던 이낙연 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부인이 음성 판정을 받긴 했지만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오는 15일까지 함께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앞서 전국 단위 선거에서 네 차례 연속(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2020년 총선) 승리한 민주당에서는 이날 “5년 만의 패배가 더 낯설고 아프다”(재선 의원)는 말이 나왔다. 서울·부산의 민주당 상황실과 캠프 사무실은 무거운 적막감 속에 이날 오후 10시 무렵부터 집기와 현수막 철거 작업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심새롬·송승환·남수현 기자, 김보담 인턴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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