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요청 땐 어쩌나…美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에 日 긴장

중앙일보

입력 2021.04.07 18:25

미국 정부 내에서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방안이 논의 중이란 소식이 알려진 뒤 일본이 내심 긴장했다. 미국의 정식 요청이 있을 경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데다 당장 눈앞에 있는 7월 도쿄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요청 거절 어렵지만, 당장 '제 코가 석자'
"정상회담서 거론되면 곤란" 걱정 많은 일본

6일 마스크를 쓴 시민이 일본 도쿄에 설치된 오륜마크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6일 마스크를 쓴 시민이 일본 도쿄에 설치된 오륜마크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7일 정례회견에서 미국의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과 관련해 "미·일 간에 그런 협의를 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16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는가에 대해선 "예상을 바탕으로 한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앞서 6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중국의 인권침해에 항의하는 뜻으로 동맹국들과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수습했다.

일본은 1980년에도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문제 삼아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을 따라 모스크바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다. 여름올림픽 개최국이 아니라면 이번에도 동맹인 미국의 결정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5일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올림픽 종식선언'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일본 도쿄 신바시를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올림픽 종식선언'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일본 도쿄 신바시를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각국 참여를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6일 북한이 전 세계 최초로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면서 일본 정부는 다른 나라에까지 보이콧 불똥이 번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는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당장 우리가 제대로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데, 다른 나라 일에 머리를 들이밀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16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협조를 요청할 경우다. 관료 중 한 명은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나오면 곤란해진다"고 경계심을 내비쳤다. 지지통신은 "미국이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구체화하면, 스가 총리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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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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