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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받으라" 문자에도…인천 어린이집 애들 지킬수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온 인천시 연수구 한 어린이집 주변으로 적막감이 맴돌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온 인천시 연수구 한 어린이집 주변으로 적막감이 맴돌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어린이집 교사들이 보름 전에 의심 증상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7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의 첫 확진자(지난 4일)는 보조교사 A씨였다. 어린이집 종사자 11명과 원생 44명에 대한 전수검사에서 교사 9명과 원생 8명이 확진(지난 5일)됐고, 7일 오전 기준 원생 11명, 원생의 부모·지인 15명, 교사 9명 등 총 3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어린이집 원장은 지난 4일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몇 시간 뒤 숨졌다. 사망 원인은 호흡부전이었고 사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왔다. 그는 지난달 28일부터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었고 사망 이틀 전 병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집 원장에겐 다른 기저질환이 없어서 코로나19 증세 악화가 사인으로 보인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늦은 검사가 아이들 확진 늘렸나

인천 어린이집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동춘근린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인천 어린이집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동춘근린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은 확진자 중 일부가 지난달 19일 즈음부터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감기 등 증상이 있던 이들은 병원과 약국을 방문했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지난 4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에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교사 3명은 검사 권고 안내 문자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인천 연수구의 한 치킨집을 방문했는데, 치킨집 관련 확진자가 나오면서 보건당국이 지난달 31일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문자를 보낸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검사를 받지 않고 지난 4일까지 어린이집에 출근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아직 지표환자는 조사 중”이라면서도 “증상 발현일이 빨랐던 어린이집 교사들이 검사를 일찍 받았다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을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만 2∼4살인 확진 어린이들은 생활치료센터로 옮겨져 부모 등 보호자 1명과 함께 2인 1실로 생활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검사를 받았다면, 그 이후에라도 음식점 방문 교사의 검사가 제때 이뤄졌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이들을 지킬 수 있었던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주말 어린이집 종사자에 대해 2주간 전수검사를 지시했다. 의·약사협회에도 코로나19 유증상자 방문 시 검사를 적극적으로 권고토록 협조를 구했다”고 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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