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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거짓말" 입에 단 박영선···"재건축" "文" 받아친 오세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7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각각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노원구 상계백병원 앞 사거리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4·7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각각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노원구 상계백병원 앞 사거리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렇게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과연 우리 아들, 딸들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 것인가.”(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6일 라디오 인터뷰) 

“이 정부는 무조건 재건축·재개발을 억제하는 쉬운 길을 택했다.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로 18만 5천호를 공급하겠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31일 관훈토론회)

박영선 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3월 25일~4월 6일) 동안 각각 ‘거짓말’과 ‘재건축·재개발’이라는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동안 두 후보가 세 번의 TV토론과 각자의 언론 인터뷰 등에서 쏟아낸 발언을 키워드별로 전수 분석했다.

두 후보는 발언 창구를 선택하는 전략에서부터 차이가 났다. 지난 6일 각 캠프에 문의한 결과, 두 후보가 토론회 이외에 진행한 주요 인터뷰 횟수는 총 28회로 동일했다.

그러나 박 후보가 TV 7회, 라디오 11회, 지면 및 온라인 언론 인터뷰 10회를 진행하는 동안, 오 후보는 TV(뉴스 외 프로그램 출연 포함) 8회, 라디오 1회, 지면 및 온라인 언론 인터뷰 19회를 소화했다. 라디오·지면 인터뷰에 응한 횟수에 두 후보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앵커 출신인 박 후보는 확산력이 좋고 발언이 그대로 전달되는 라디오 인터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반면, 오 후보는 사전에 메시지를 다듬어 논리적 전달이 용이한 방식을 선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는 특히 라디오 출연 11회 중 3회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으로 채우며 민주당 지지층을 향해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했다.

2030 표 급한 朴 ‘청년’ 121회 언급…‘거짓말’ 85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부지런히 인터뷰에 응한 박 후보가 가장 자주 언급한 단어는 ‘청년’이었다. 박 후보는 “창업하는 청년들에게 5000만원 청년출발자산을 지원하겠다”, “아날로그의 디지털화를 지원하는 청년 디지털정책관 일자리를 1만명으로 확대하겠다”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공약을 설명하며 ‘청년’을 총 121회 사용했다. 특히 선거운동 마지막 날(6일) 오전에 출연한 두 번의 라디오 인터뷰에서만 ‘청년’이란 단어를 25회 쏟아냈다. 박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청년에게 투자하는 것이 대한민국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청년들에 대한 지원책을 아끼지 않고 해드리려고 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2030세대 표심에 호소했다.

‘거짓말’, ‘내곡동’ 등 오세훈 후보를 향한 공격용 키워드도 각각 85회, 47회 언급됐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지난달 25일) 출연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부터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 관련해 “(오 후보는) 거짓말 하는 후보”라고 규정한 박 후보는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마지막 토론회에서도 오 후보는 또 거짓말을 했다”며 파이시티 비리 연루 의혹을 꺼내들었다.

박 후보는 또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 시설 무상급식에 반대하다 사퇴한 이력을 부각하며 ‘무상급식’ 키워드도 37회 언급했다. “오 후보는 10년 전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민으로부터 사실상 퇴출당한 시장이다”, “오 후보는 지금도 저의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26일 라디오 인터뷰) 등의 발언에서였다.

吳, 부동산 비판하며 ‘재건축·재개발’ 34번 언급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반면, 오세훈 후보가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34회 등장한 ‘재개발·재건축’이었다. 오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재개발·재건축을 적극적으로 해야 서울시내에 주택을 많이 지을 수 있다”(29일 여성신문 인터뷰), “이 정부는 무조건 재건축·재개발을 억제하는 너무나 쉬운 길을 택했다”(31일 관훈토론회)와 같은 말을 자주했다. 현 정부의 실정을 겨누며 ‘문재인’·‘문 정권’·‘문 정부’ 등의 키워드도 20회 이상 언급했다.

박 후보의 내곡동 투기 관련 공격에 대응하면서 ‘거짓말’이라는 단어도 25회 사용했다. 오 후보는 “나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싶은 것 같은데, 그건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29일 라디오 인터뷰)라는 식으로 거짓말을 언급하다가, 지난 5일 마지막 TV토론에서는 “(민주당이 후보를 안 내기로 했다가 냈기 때문에)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니냐”며 ‘거짓말 프레임’으로 역공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오 후보는 문 정부를 비판하는 동시에 내곡동 의혹을 해명하면서 ‘LH’(13회)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난달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정부의) 2·4 대책은 공공 주도로 소유권을 LH에 넘기면 5년 내 재건축한다는 것인데, 누가 LH를 믿고 소유권을 넘길까”라고 말했고,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내곡동 땅은 LH 투기처럼 정보를 알고 매입한 땅이 아니라 상속 받은 땅”이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2030 표가 중요한 오 후보도 ‘청년’을 14회 언급했다. 오 후보는 지난 5일 마지막 TV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요즘 청년들의 분노를 본다. 이들의 진심어린 절규, 뜨거운 눈물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청년들에게 분열된 대한민국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청년표를 향해 마지막 호소를 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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