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상품수지 흑자 폭은 줄었지만, 국제 경기 회복세에 따라 화물운임이 늘며 서비스 수지가 6년여 만에 흑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로부터 벌어들인 배당소득 증가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1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80억3000만 달러다. 1년 전보다 흑자 폭은 16억3000만 달러 확대됐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늘며 상품수지 흑자(60억5000만 달러) 흑자 폭은 1년 전보다 5억5000만 달러가 줄었다. 지난 2월 수출(447억1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억60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수입은 386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3억1000만 달러가 늘었다. 수입이 두 자릿수 증가를 한 것은 2018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원자재의 수입(6.6%)이 1년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자본재(20.6%)와 소비재(25.6%)의 수입도 각각 늘어난 결과다.
이성호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원자재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원유도입 단가는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광물과 철강재 같은 비(非)에너지 부문의 원자재 수입이 큰 폭으로 늘면서 원자재 수입 규모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년 적자였던 서비스수지도 오랜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2월 서비스수지는 1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4년 11월(4000달러 흑자) 이후 6년 3개월만의 흑자다. 국제 경기 회복으로 항공 화물과 선박운송 등의 화물운임이 늘면서 운송 수지가 8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낸 덕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폭이 줄어든 점도 서비스수지 개선에 한몫했다. 지난 2월 여행수지는 3억4000만 달러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은 1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 부장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교역 수요가 생각보다 빨리 회복된 측면이 있다”며 ”반면 코로나19 충격으로 글로벌 선사가 공급량을 의도적으로 줄인데다 올해부터 시작된 환경 규제 등으로 공급 제한까지 이뤄지며 국제 교역 운임이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21억2000만 달러 흑자였다. 1년 전보다 흑자 규모는 9억 달러 확대됐다. 국내기업이 해외법인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배당 소득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는 15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1년 전보다 9억8000만 달러 늘었다.
자본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74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가 비금융기업 등을 중심으로 늘고, 기관투자가의 해외 채권투자가 확대되며 93억8000만 달러 늘었다.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중 주식 투자는 2019년 이후 18개월 증가세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는 70억2000만 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32억달러 줄었지만,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채권투자가 102억2000만 달러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사상 최대치였던 2007년 11월(110억4000만 달러)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늘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