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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올림픽 향해…지소연, 중국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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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에이스 지소연을 앞세운 여자축구대표팀은 중국과 두 차례 승부에서 이기면 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손에 넣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에이스 지소연을 앞세운 여자축구대표팀은 중국과 두 차례 승부에서 이기면 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손에 넣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지소연(30·첼시)이 한국 여자축구 역사를 새로 쓰기 위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 승부’를 승리로 이끌어 한국에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선물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출전 #8일 고양, 13일 쑤저우서 격돌 #승자가 도쿄 마지막 티켓 차지 #“후배에 조언보다 직접 보여줄 것”

한국은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중국과 격돌한다. 이 경기는 한국 여자축구 역사의 이정표가 될 중요한 승부다. 1차전은 8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차전은 13일 오후 5시 중국 쑤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각각 열린다.

한국은 여자 월드컵에서 세 차례 본선 무대를 밟았고, 16강에도 한 차례 진출했다. 하지만 올림픽은 달랐다. 여자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96년 이래 한 번도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두 팀만 본선에 진출하는 아시아 예선의 좁은 문을 앞두고 일본·중국·북한·호주 등 강자들의 들러리에 그쳤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최종예선에 오르기까지 실력 못지않게 운도 따랐다.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지역 예선에 불참했고, 2차 예선에서 만난 북한은 당시 정치적 이유로 기권했다. 호주가 최종예선에서 베트남을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한국-중국전 승자가 남은 한장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이 “다시 오기 힘든 절호의 기회”라며 이번 승부를 주목한다.

대진운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차출에도 천운이 따랐다. 콜린 벨(프랑스)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중국전을 앞두고 지소연,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등 잉글랜드에서 뛰는 세 선수를 모두 호출했다. 최정예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최근 입국한 세 선수는 2주간의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없이 곧장 중국전에 나선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방역 당국이 올림픽, 월드컵 등 비중 있는 국제대회 참가자의 경우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해외입국자라도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새 방역 지침을 시행했다.

1991년생으로 30세가 된 지소연에게 도쿄올림픽은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일 가능성이 크다. A매치 123경기(58골)에 출전해 일찌감치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그도 올림픽 본선은 아직 꿈만 꿨던 무대다. 경기를 앞두고 지소연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올림픽에 꼭 가고 싶어 두 경기(플레이오프)를 뛰러 왔다. 반드시 출전권을 땄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근 컨디션은 아주 좋다. 지난달 31일 유럽 여자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볼프스부르크(독일)전에서 도움 하나를 기록하며 첼시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팀은 4강에 올랐다. 그는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는데, 스스로 생각해도 경기력이 제법 괜찮았다. 좋은 기운을 대표팀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지소연을 주목한다. 지난달 24일 미국 ESPN은 ‘전 세계 여자축구 선수 TOP 50’을 선정해 공개했다. 지소연을 18위에 올렸다. ESPN은 “명실상부 완성형 미드필더다. 골과 도움뿐만 아니라, 엄청난 활동량으로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소연이 대표팀에 합류한 건 지난해 2월 올림픽 예선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모처럼 대표팀에서 동료와 재회한 그는 “중요한 승부를 앞둔 후배들에게 따로 조언하기보다는 운동장에서 직접 보여주는 편이 나을 것 같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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