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이자 핵심 사업인 ‘광주 글로벌모터스(GGM)’가 시험생산에 돌입한다. 오는 9월 양산체제에 들어서기 전 점검을 통해 국내 첫 노(勞)·사(使)·민(民)·정(政) 대타협의 상생형 모델의 출발을 알리는 시험대다.
9월 양산 앞두고 5일부터 시험가동 #로봇 118대와 인력 29명 공정 투입 #빛그린 산단 10만대 생산라인 갖춰 #연 20만~30만대 목표 경제효과↑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 5일부터 차체 공장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경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시험생산을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시험생산은 오는 12일 도장 공장, 15일 조립 공장 등 순서로 이어진다. 차체부터 도장, 조립으로 이어지는 실제 자동차 생산공정 순서와 똑같이 진행된다. 차체 공정에는 로봇 118대와 인력 29명이 투입된다.
GGM은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차량을 위탁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이다. 근로자들이 2018년 현재 국내 완성차 업계의 평균 연봉(9072만원)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대신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이기도 하다. GGM 근로자 임금은 평균 초임 연봉 기준 3500만원(주 44시간 기준) 수준이며, 차량 가격은 1000만원 중반대다.
국내 첫 ‘상생형 일자리’를 표방한 GGM이지만, 광주형 일자리의 근간이자 노사민정의 핵심인 기업과 근로자 간의 대타협을 이루는 데까지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광주시가 2018년 노사민정의 축을 담당할 기업과 노동계 유치에 나선 후 현대자동차와 한국노총 광주지부가 참여하면서 여러 진통을 겪었다.
특히 ▶광주시-현대차간 협약서 공개 ▶노동이사제 도입 ▶현대차 추천 이사 해촉 ▶협약 추진 과정 중 노동계 배제 등을 놓고는 한국노총의 불참 선언이 반복되기도 했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해 4월 GGM, 한국노총이 노사민정 협의를 뒷받침하는 ‘광주상생일자리재단’과 GGM 내 ‘상생위원회’를 설치키로 하면서 노동계의 복귀를 이끌어냈다.
광주시는 GGM 가동 후 경제적 파급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GGM은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함평군 경계에 있는 빛그린 국가 산업단지 60만㎡ 부지에 차량 10만대를 생산하는 라인을 갖춰가고 있다. 60만㎡ 공장 부지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건설 인력 11만1000여 명 중 8만7000여 명, 44개 장비업체 중 42개사가 지역에서 투입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했다.
GGM은 연간 7만대 차량 판매가 우선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간 20만~30만대 생산까지도 노린다. 완성차 공장이 유치되면 파생되는 부품산업 등의 수요도 늘어난다. 차체 공장부터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을 지역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것도 GGM 운영의 특징이다.
고용 창출 효과도 이어진다. GGM 본사는 현재까지 520여 명을 고용했으며, 향후 1000여 명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GGM 관계자는 “생산 운영, 공장 공사, 설비 구축 등 과정에서 1만1657명의 간접 고용 효과가 있으며, 완성차 부품업계의 고용 파급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