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엔 상 주고 라이벌엔 도발…신개념 구단주 용진이형

중앙일보

입력 2021.04.07 00:03

지면보기

경제 07면

정용진

정용진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앞세운 ‘구단주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 부회장은 평소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왔다는 점에서 가능한 일이다.

개막전 수훈 최주환에 한우 선물
정 부회장, SSG 직접 마케팅 눈길

SSG 최주환은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정 부회장이 보낸 한우와 상장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사진과 함께 “생각지 못했던 정용진 구단주님 깜짝 서프라이즈, ‘용진이형 상’ 정말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고 힘내서 야구 잘하겠습니다”라고 인사말을 적었다.

최주환은 SSG 창단 첫 경기였던 4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홈런 두 방으로 3타점을 올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최주환이 공개한 상장에는 “위 선수는 2021년 개막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SSG 랜더스 창단 첫 승리를 견인하였기에 ‘용진이형 상’을 수여하고 매우 매우 칭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같은 경기에서 창단 첫 홈런을 친 최정도 ‘용진이형 상’을 공동 수상해 역시 한우와 상장을 받았다. 구단주가 자신의 이름을 딴 상을 만들어 수훈 선수를 직접 챙기자 선수 사기도 한껏 치솟았다는 후문이다.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주환에게 보낸 ‘용진이형 상’. [연합뉴스]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주환에게 보낸 ‘용진이형 상’. [연합뉴스]

정 부회장은 SSG 야구단 인수와 재창단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인수 이후에도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구단 홍보의 전면에 나섰다.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인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야구단 인수 배경을 직접 설명했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야구단 명칭과 상징색 등의 힌트를 던져 궁금증을 유발했다.

별명 ‘용진이형’도 그 과정에서 생겼다. 정 부회장은 “야구팬들이 NC 다이노스 구단주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를 ‘택진이형’이라고 부르는 게 부러웠다. 앞으로 나를 ‘용진이 형’이라고 불러도 좋다”며 친근함으로 어필했다.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그룹을 향해서는 파격적인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롯데는 야구단과) 본업의 가치를 서로 연결하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롯데 측이 광고에 SSG를 연상시키는 ‘쓰윽’ 등을 넣어 반응하자, 정 부회장은 “내가 의도한 결과가 나왔다. 롯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판을 키우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SSG 야구단은 지난달 스프링캠프 당시 매일 선수단에 스타벅스 커피를 공수하고, 귀국 후 자가격리하던 추신수에게 이마트 ‘쓱 배송’으로 생필품을 전달했다. SSG랜더스필드에는 국내 야구장 가운데 처음으로 스타벅스를 입점했다. 정 부회장도 개막전을 관전하면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셨다. 세상에 없던 신개념 구단주가 등장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