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청년 지지에 보답” 보수 열세 강북권에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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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6일 서울 노원구에서 유세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6일 서울 노원구에서 유세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청년들이 우리 당에 이제 눈 돌리기 시작합니다. 정말 꿈만 같습니다. 우리가 잘해야겠죠?”

젊은층 표심 공략하며 마지막 유세 #첫 유세 날에도 강북 9개 구 돌아 #신촌엔 김종인 등 당 지도부 총출동 #“투표율 50% 넘으면 우리가 유리”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강북권을 돌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청년층을 향해 “듬직하고 무섭다, 예리하고 냉정하다”고 하면서 “그분들의 지지와 성원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는 게 느껴진다. 저에겐 두렵고 무겁다. 정말 일을 잘해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광진구 자양동 사거리 출근 인사로 유세를 시작한 오 후보는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점퍼를 입고 차량에 올라 “작년 이맘때 광진구 발전을 기약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1년 동안 정치지형이 많이 바뀌었다. 특히 젊은 층 지지가 확연히 피부로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저 오세훈이 잘나서, 국민의힘이 충분히 변화해서 바뀐 지지율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문재인 정부 4년, 박원순 시정 10년에 실망하고 분노해서 저 오세훈에게 기회를 한 번 줘보겠지만, 일하는 모습이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또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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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는 중랑·노원·강북·성북·종로·은평·서대문구 등 이른바 ‘강북벨트’를 돌며 마지막 표심을 다졌다. 강북권은 보수 정당의 열세지역으로 꼽힌다. 오 후보는 지난달 25일 첫 유세 때 은평구에서 출발해 강북권 9개 자치구를 ‘V’자로 돌았고, 첫 주말 유세였던 지난달 27일에도 광진·성동·강북·마포구를 찾았다. 이날 노원구 상계백병원 사거리 앞 유세에서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오 후보는 강북구에서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다 변호사, 서울시장이 된 개천의 용”이라며 “강북 정서에 맞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은평구 불광천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오정훈(25)씨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그간 얼마나 오만했느냐. 근데 선거에 질 것 같으니 이제서야 사과를 한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하겠다. 파리가 앞발 싹싹 빌 때는 그걸 사과라고 착각하지 마라. 뭔가를 빨아먹으려는 때니 때려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도 “선거관리위원회가 무능과 위선, 내로남불이란 용어가 특정 정당을 연상시킨다며 선거구호로 쓰지 말라고 한다”며 “이 정권의 실체를 선관위가 공식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여태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는 오 후보 측은 특히 투표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투표율 50%가 넘으면 유리하고, 55%를 넘기면 승기를 확실히 굳힐 수 있다”는 진단이다. 투표율 50%를 기준선으로 잡은 건, 유권자 과반이 투표하면 여론으로 여당 조직력을 극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 서울 구청장 25명 중 24명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조직력이 국민의힘보다 앞선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인데, 투표율이 낮을수록 이런 풀뿌리 조직력이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오 후보의 마지막 유세는 서대문구 신촌에서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총출동했다. 안 대표는 "꼭 오 후보가 시장에 당선돼서 서울시민들이 야당이 책임을 맡으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체감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유세차량에도 함께 올라 야권의 단합된 힘을 드러내며 지지를 호소했다.

손국희·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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