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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선수, 동생 손발 묶고 폭행·성추행" 국민청원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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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프로 축구 대구FC 출신 선수가 구단에서 활동할 당시 고참 선수에게 지속적인 폭행 및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해자인 제 동생에 대한 성추행 및 폭력을 사실을 묵인한 프로 축구단 대구FC와 가해 선수의 정당한 처벌을 원한다”는 제목의 청원 글에 게시됐다.

프로 축구 선수 출신 동생을 둔 일반인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동생이 3년 전 프로 축구선수로 활동하면서 구단에 있던 고참 선수 A씨에게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하고 폭력 및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동생은 밤낮 가릴 것 없이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 정상적인 정신으로 운동하기 힘들었고, 이를 계기로 어릴 때부터 간절하게 꿈꿔왔던 프로 축구선수를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해자는 같은 지역 출신인 구단의 수뇌부가 진주에서 운영하는 재단 축구클럽에서 감독을 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우수 지도자상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지낸다”며 “화가 나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청원인은 자신의 동생에게 가해진 폭력 행위들을 나열하며 문자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 영상 등을 증거로 남겨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A씨가 다른 선수들이 다 있는 식당에서 동생에게 유리로 된 물건을 던져 동생의 정강이를 찢어지게 했고, 그대로 달려와 주먹으로 동생을 폭행해 넘어뜨린 뒤 발로 밟기까지 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식당 어머니들과 다른 선수들이 말렸음에도 ‘고참’이라는 점을 이용해 무시했고, 그대로 동생의 머리채를 잡고 1층부터 세탁실이 있는 4층까지 끌고 올라가 문을 잠그고 동생의 몸을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행 사실을 알게 된 구단 코치와 팀 닥터가 이를 말리자 가해자는 동생이 잘못해서 맞는 것이라고 둘러댔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또 가해자가 상습적으로 동생에게 심부름을 시켰고, 물건값도 돌려주지 않는 일이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음식을 1분 안에 다 먹으라고 협박하는 등 고문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가장 경악스러웠던 것은 취침 시간에 동생 방을 찾아와 동생의 옷을 벗겨서 동생의 룸메이트에게 드라이기, 콘센트 등 묶을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해 동생의 손과 발을 묶으라고 지시했고, 그런 뒤에는 동생의 몸을 더듬고 성기도 만지고 툭툭 치기도 하는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폭로했다.

이어 “동생의 룸메이트 앞에서 옷을 벗긴 상태에서 ‘머리 박아’를 시켰다”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던 동생의 부탁으로 룸메이트가 괴롭힘 당하는 장면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몰래 촬영해 여러 증거를 확보해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대구FC가 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구단에서 취한 조치는 가해자에게 며칠 운동을 쉬게 한 것이 전부였고, 동생은 숙소에서 가해자와 함께 생활하는 불편한 동행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동생이 심하게 폭행을 당하고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쉬쉬했다”며 “구단의 수석코치로부터 앞으로 가해자가 너를 괴롭히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이틀 뒤 가해자의 폭행이었다”고 말했다.

대구FC 홈페이지

대구FC 홈페이지

청원이 게시된 당일 대구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청원에 올라온 전 소속 선수들 간의 불미스러운 사안으로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구FC는 “구단은 이번 사안을 중대히 인지하고 빠른 시간 내 사실관계 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선수단 관리 및 팬 소통에 더욱 심려를 기울일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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