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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개발자님이시여’…쏘카ㆍ컬리 등 스타트업 6개사 CEO 구애작전

중앙일보

입력 2021.04.06 14:55

업데이트 2021.04.06 15:55

5일밤 유튜브 생중계로 개발자 대상 채용설명을 하고 있는 쏘카 박재욱 대표(오른쪽 끝). 사진 쏘카

5일밤 유튜브 생중계로 개발자 대상 채용설명을 하고 있는 쏘카 박재욱 대표(오른쪽 끝). 사진 쏘카

“개발자님이 저희 회사에 오시면….” 요즘 매일 밤 8시 유튜브에서는 스타트업 대표들의 호소가 이어진다. 브랜디, 쏘카, 컬리, 왓챠 등 요즘 난다긴다하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및 예비 유니콘 기업의 CEO들이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고 실시간 댓글에 성의껏 답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개발자님께 고백하는 간증 집회 같다”고 혀를 내두른다.

무슨 일이야

왓챠, 쏘카,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컬리(마켓컬리), 브랜디, 번개장터 6개사가 합동으로 4일부터 6일간 ‘스타트업 코딩 페스티벌 잡페어’를 열었다.

· 6개 사가 하루씩 여는 연속 채용설명회다. 각사의 CEO와 기술 임원들이 2시간가량 유튜브 생방송으로 회사 사업과 개발 문화를 설명하고, 실시간 질문에 답변한다. 스타트업 전문 유튜버 태용(EO)의 채널에서 오후 8시 중계한다.
· 지난 4일 밤 서정민 브랜디 대표, 5일 밤에는 박재욱 쏘카 대표가 임원들과 생방송에 나와 설명했다. 6일 밤에는 컬리 김슬아 대표와 개발총괄 리더가 출연한다. 7일에는 왓챠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기술책임자(CTO), 8일 오늘의집 기술리더, 9일 번개장터 이재후 CEO가 나설 예정이다.

이게 왜 중요해

개발자 품귀 시대다. 어지간한 연봉 인상만으로는 모을 수 없는 개발자를 모시려, 이제는 스타트업 CEO들이 ‘노오력’에 나섰다. 핵심은 개발을 이해하는 진정성.

· 패션 물류 스타트업 브랜디의 서정민 대표는 경영학과 출신 창업자로, 개발 경력은 없다. 그럼에도 4일 채용설명회에서 “우리는 브랜디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커머스 플랫폼 빌더”라며 회사의 기술 청사진을 설명했다. 서 대표가 “우리는 앰플리튜드, 앱스플라이어, 네이버 EP 서드파티, AWS 수요예측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내재화했다”고 설명하자 댓글창에는 ‘대표가 좀 알긴 하네’라는 반응들이 올라왔다.
· 5일 쏘카 채용설명회에서 박재욱 대표는 데이터 분석 기반의 자동차 보험사기 적발과 딥러닝을 이용한 사고 차량 탐지 등, 쏘카 서비스에 기술이 적용된 사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코로나19와 타다금지법으로 타격이 있었지만, 이런 기술로 서비스를 최적화한 덕에 회사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4일밤 유튜브 생중계로 개발자 대상 채용설명을 하고 있는 브랜디 서정민 대표. 사진 브랜디

4일밤 유튜브 생중계로 개발자 대상 채용설명을 하고 있는 브랜디 서정민 대표. 사진 브랜디

왜 하게 됐지

스타트업들은 인재를 두고 채용 경쟁을 하지만, 이번에는 공통의 위기감으로 움직였다. ‘네카라쿠배’로 불리는 대형 테크 기업들이 연봉 인상과 스톡옵션을 내세워 개발자를 빨아들이고 있어서다.

· 브랜디가 지난해 처음 연 코딩대회는 2300명이 지원해 대성황이었다. 그런데 올해 열기가 더 뜨겁자 판을 키웠다. 브랜디의 협업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후원사로 붙었고, 스타트업 6개 사가 함께 여는 코딩대회가 됐다. 지원자는 7100명. 윤석호 브랜디 CTO는 “국내의 역량 있는 개발자들이 이런 기회를 얼마나 원했는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 코딩대회는 곧 CEO들이 출연하는 채용 설명회로 이어졌다. ‘이대로는 개발자 못 모신다’는 위기감에,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이 작용했다. 회사별 유튜브 설명회 접속자가 몇 명인지 공개되고 비교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지만, 스타트업답게 체면도 버렸다.
· 대기업 공채는 갈수록 줄지만, 급성장하는 테크 기반 기업과 스타트업의 채용은 활발하다. 자금 사정도 다르다. 이미 미국에 상장한 쿠팡은 물론, 국내 상장을 앞둔 티몬이 세자릿수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고 크래프톤이 연봉 2000만원 인상을 진행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새로운 점이 있나

채용 설명회에서는 파격이 이어졌다. 전통적인 인사(HR)의 룰을 깬 발언이 여럿 나왔다.

· ‘연봉은 대외비’라는 회사의 불문율이 대번에 깨졌다. 지난 5일 밤 쏘카 채용설명회에서 ‘그래서 초봉이 얼마냐’ 온라인 질문이 들어오자 박재욱 쏘카 대표는 주저 없이 “4200만원이 기본이고, 잘하는 분은 비정기적으로 올라간다”고 했다. ‘속 시원하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 전통적 가치인 근속 대신, ‘우리를 거치면 당신이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쏘카 이종건 데이터1 그룹장은 “월 78만 명의 쏘카 사용자가 전국 110개 도시에서 50여종의 차량 1만2000대를 다양한 장소와 기간에 이용한다”며 “쏘카에서 이런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면 어딜 가서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 충성심이나 간절함보다 ‘합리적 선택’을 권한다. 쿨하게. 4일 브랜디의 방송에 나온 개발자들은 “브랜디는 개발자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라며 “다른 곳과 비교도 해 보고, 많이 둘러보고 오시라”고 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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