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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만우절을 위스키의 날로 지정한 일본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114)

올해도 어김없이 4월 1일이 돌아왔다. 기다렸다는 듯이 거짓말이 난무했다. 여기저기서 금주 선언이 이어졌다. 위스키만 평생 끊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평소 위스키나 와인을 즐기던 사람이 “희석식 소주가 제일 좋다”며 프로필 사진을 초록병으로 바꿨다. 이렇게 만우절을 즐기고 있는데 위스키를 마시다 친해진 일본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올해부터 4월 1일은 ‘재패니즈 위스키 데이(Japanese Whisky Day)’야.”

재패니즈 위스키 데이. [사진 위스키데이 홈페이지]

재패니즈 위스키 데이. [사진 위스키데이 홈페이지]

처음엔 거짓말인가 싶었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일본의 위스키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4월 1일을 일본 위스키를 기념하는 날로 지정했다. 4월 1일로 정한 이유는 1929년에 일본 첫 국산 위스키 ‘산토리 위스키(시로후다)’가 발매됐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약 90여 년이 지난 현재, 일본 위스키는 전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 위스키. [사진 김대영]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 위스키. [사진 김대영]

‘재패니즈 위스키 데이’기념 프로젝트는 일본 위스키의 탄생과 역사, 관련 인물의 사상과 노력 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여러 가지 홍보활동을 한다. 올해는 온라인 강연과 토크쇼, 일본 전국의 위스키 팬들이 동시에 건배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또 재패니즈 위스키 데이를 기념하는 위스키도 판매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일본은 이날 전 세계 위스키 팬들을 끌어들일 것이다.

법적으로 위스키에 부과하는 세금이 내리지 않으면 위스키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없고, 위스키 문화는 발전할 수 없다. [사진 pixabay]

법적으로 위스키에 부과하는 세금이 내리지 않으면 위스키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없고, 위스키 문화는 발전할 수 없다. [사진 pixabay]

오랜 위스키 생산 역사와 바 문화, 그리고 수많은 위스키 팬들이 모여 만들어낸 하나의 문화 현상이다. 이런 일본이 부러울 따름이다. 한국도 2020년에 위스키 증류소가 생겨나는 등 ‘코리안 위스키 데이(Korean Whisky Day)’가 만들어질 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위스키에 부과하는 세금이 싸지지 않으면 위스키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없고, 위스키 문화는 발전할 수 없다. 일본도 세금이 낮아지면서 위스키 문화가 발전했다. 위스키 문화 발전에 제도적 뒷받침은 필수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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