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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Money]옐런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추진 선언

중앙글로벌머니

입력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미국의 국제주의는 자국의 이익을 글로벌 규범(rule)으로 만드는 과정일 뿐이다.”

트럼프 일방주의 포기하고 #OECD의 협상에 본격 참여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2차대전이 저물 무렵 영국의 대표로 전후 경제질서를 놓고 미국과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 말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국제주의를 다시 들고 나왔다. 옐런이 내세운 이번 국제주의 핵심 테마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다.

옐런은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가 연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글로벌 경제가 번창할 수 있도록 하고, 혁신과 성장,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다 함께’ 최저 세율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주군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2조2500억 달러(약 2500조원)에 이르는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식화한 ‘글로벌 최저 세율’을 이날 주무장관으로서 다시 재확인했다.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보인 것이기도 하다.

미국이 초대형 경기부양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증세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국 이익이 또 하나의 국제 규범으로 탄생할 요량이다. 이는 2차대전 이후 되풀이됐던 현상이다. 미국은 케인스의 반대를 물리치고 달러를 중심으로 한 브레튼우즈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농산물과 서비스 시장 개방이라는 자국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세율을 단일화하는 바이든 레짐(regime)을 세우려 한다. 사실 새로운 작업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법인세 통일 방안이 논의되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초 법인세율을 내리면서 OECD 논의에서 이탈했다. 옐런이 이날 일방주의라고 비판한 대목이다.

옐런은 주요 파트너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양보 카드를 공식 제시할 전망이다. 바로 미 정보기술(IT) 기업이 세금 낼 국가를 선택하도록 하자’는 트럼프 제안을 철회하는 카드다.

미국의 글로벌 최저 세율은 법인세를 깎아주는 방식으로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온 성장 모델을 활용한 나라들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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