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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V50 보상, 애플은 수리비 10% 할인…LG폰 ‘빈자리’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자의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인 '트레이드 인' 이미지 화면. [삼성닷컴 캡쳐]

삼성전자의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인 '트레이드 인' 이미지 화면. [삼성닷컴 캡쳐]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삼성닷컴을 통해 LG전자의 5G 스마트폰 V50을 반납하고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중고 가격에다 7만원의 ‘웃돈’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 중 하나다. 중고폰을 반납하면 중고 시세에서 최대 15만원까지 추가 보상해주는 프로모션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자사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V50을 보상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LG전자의 스마트폰 철수에 맞춰 삼성이 LG 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구애’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한다.

콧대 높은 애플도 수리·보험 10% 할인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자 삼성전자ㆍ애플ㆍ샤오미 등 글로벌 제조업자들이 일제히 ‘LG폰 빈자리’ 채우기에 나섰다. 애플은 지난달 말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아이폰 수리비를 10% 할인해 준다. 애플 공인서비스센터와 이동통신사 AS센터 등은 아이폰 디스플레이ㆍ배터리 등 수리비용에 대해 10%를 깎아준다.

또 보증기간 동안 수리비를 지원해 주는 보험상품인 ‘애플케어 플러스’ 비용도 10% 할인해 준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자진 시정안’의 일환이지만, 이를 서둘러 이행한 데는 LG폰 철수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린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LG폰 점유율 국내서 6.4% 미국서 4.4%

LG전자 모델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2019년 5월 미국에 출시된 'V50씽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LG전자 모델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2019년 5월 미국에 출시된 'V50씽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시장조사업체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LG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63%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6.43%, 미국 시장에서는 4.4%를 기록했다. 삼성과 애플이 두 시장에서 1ㆍ2위를 다투는 사업자란 점을 고려하면 LG폰 사용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가 두 회사 모두에게 중요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은 각각 64.6%, 25.6%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의 6.4%의 고객이 삼성 제품으로 갈아탈 경우 삼성 점유율은 70%를 넘어선다. 반면 상당수가 애플로 갈아탈 경우 국내 시장을 30% 이상 차지하며 ‘외산폰의 무덤’으로 통하는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구축하게 된다.

주요국 스마트폰 점유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요국 스마트폰 점유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샤오미 자사 제품 최대 25% 할인판매  

중국 스마트폰도 국내 시장에서 와신상담을 모색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인 ‘홍미노트10’의 공시지원금을 대폭 확대해 사실상 ‘공짜폰’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달 6일부턴 자사 제품을 최대 25%까지 할인해 주는 ‘미 팬 페스티벌’도 시작한다.

다만 업계는 국내 소비자의 특성상 LG폰 이용자들이 삼성 또는 아이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 제품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데다 가격대가 다양해 LG폰 이동자들이 대거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LG그룹 계열사 임직원을 중심으로 애플을 선호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LG는 가전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최대 라이벌 관계인 데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이 아이폰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 “LG폰 ‘견제 효과’ 사라져” 우려 

삼성과 애플, 샤오미 등이 LG폰 사용자 구애에 나서면서 단기적으로는 ‘당근’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점에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수의 이통통신사 관계자는 “(삼성이나 애플에 대한) LG폰의 견제 효과가 사라지면서 향후 삼성과 애플이 출고가 인하나 보조금 인상 등에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독과점이 일어나면 가격이나 편익 측면에서 소비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제조사의 보조금을 따로 공시하는 분리공시제도를 도입하고, 중저가폰 시장의 라인업을 확대를 유도하는 등 정책적인 보완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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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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