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클래스' 오류 반복에 교사들 불만 "잘된다 거짓말마라"

중앙일보

입력 2021.04.05 16:32

업데이트 2021.04.05 23:31

지난해 12월 15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15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안에 안정화가 되긴 할까요.”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학생들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위해 ‘EBS 온라인클래스’에 접속할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지난 한 달간 크고 작은 오류 때문에 제대로 수업이 이뤄진 적이 없어서다. 지난주까지도 화상수업 중에 접속이 끊기거나 입장 버튼이 사라져 보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A씨는 “원격수업의 경우 학생들을 집중시키는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온라인클래스 기능까지 안내하며 수업하다보니 제대로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며 “정부에서 37억원이나 들여 만든 시스템이 오히려 수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 “수업권 침해됐다” 불만

새 학기가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EBS 온라인클래스’의 오류가 여전해 학교 현장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출결관리‧학습진도율, 화상수업방 개설 등에서 지속해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교사들은 “수업권이 침해됐다”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온라인클래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교사 572명 대상으로 온라인클래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 매우 불만족’ 51.9%, ‘불만족’ 34.3%로 나타났다. 문제점으로는 ‘현장 적용 후 발생한 오류 상황 파악 미흡’(76%)이 가장 많았고, ‘학생‧교사 활용환경 고려 부족’(75.5%) ‘미개발된 시스템의 현장 적용’(72.7%)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2월 15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15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교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온라인클래스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는 “학기 초에는 온라인클래스를 쓰는 학교가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교사들이 ‘줌’(ZOOM)이나 ‘구글 클래스룸’ 같은 민간플랫폼으로 옮겨갔다”며 “지난 한 달 동안 학생들도 기존 플랫폼에 익숙해져 다시 온라인 클래스로 바꾸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줌 유료화 변경으로 온클 정상화 시급

문제는 올해 8월부터 교육기관에서 줌을 무료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줌 운영사는 그동안 학교에서 시간과 참여인원 관계없이 무료 이용을 허용했는데 앞으로는 돈을 받겠다고 공지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3~12일 원격수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5학년 교사들의 줌 이용률은 42.7%로 e학습터(41.3%)보다 높다.

신건철 서울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한 학년에 10개 학급이 있는 고등학교에서 지금처럼 줌을 이용하려면 1년에 약 500만원 비용이 드는데, 정부나 학교에서 이를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온라인클래스의 쌍방향 수업 기능이 정상화되는 게 가장 좋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종로구 EBS 온라인클래스 기술상황실을 방문, 원격수업운영 준비상황 점검 및 교사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종로구 EBS 온라인클래스 기술상황실을 방문, 원격수업운영 준비상황 점검 및 교사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온라인클래스 오류에 대한 책임을 교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언론에 잘되고 있다고 거짓말 하지 마라”고 밝혔다. 교사들은 3월 초부터 지속해서 온라인클래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교육부와 EBS가 언론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안정적으로 잘 되고 있다’고 해 교사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학교 적용 시스템을 개발할 때는 형식적인 자문단 운영을 지양하고 실제로 시스템을 사용하는 다양한 구성원을 자문단으로 조직해야 한다”며 “교육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후속 대책 마련과 재발방지 위해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