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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여름 이후 '전기차' 출시…고급차시장 공략 가속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31일 공개된 전기차 기반의 고성능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 [사진 현대차]

지난달 31일 공개된 전기차 기반의 고성능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기차를 전격 출시한다. G80의 전기차 모델인 'G80e'는 이미 지난달 30일 환경부의 배출·소음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달 열릴 중국 상하이(上海) 모터쇼에 첫 선을 보이고 올 하반기(7~12월)에 국내에서 첫 판매를 시작한다. 일본 도요타·닛산은 렉서스나 인피니티 같은 브랜드로 고급차 시장을 공략할 때 앞선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현대차가 현재 일본보다 상용화에서 앞서있는 전기차 기술력을 앞세워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G80 전기차, 하반기 출시 확정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G80e'가 지난달 30일 환경부로부터 배출·소음 인증을 획득했다. 또 이달 21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최초 공개하고 올 하반기(7~12월)에는 내수 시장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G80e는 출고가격이 9000만원이 넘어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 관용차량, 법인차량으로 주로 판매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G80e 외에도 GV90e, G90e, GV80e, G80e, GV70e, G70e 등 6개의 상표를 특허 출원한 상태다.

새로운 전기차 모델인 'GV60'(가칭)도 올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GV60은 현대차가 지난해 개발한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전기차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양산한다. GV70보다 차체가 작다는 의미에서 아예 GV60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기존 내연기관차 모델에서 파생된 전기차를 뜻하는 'e'는 차명에서 제외됐다.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2022년까지 차량 출시 일정. G80 전기차와 GV60(가칭)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빨간 원) 자료: 현대차 IR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2022년까지 차량 출시 일정. G80 전기차와 GV60(가칭)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빨간 원) 자료: 현대차 IR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곧장 전기차로 출시하는 건 고급차 시장에 먼저 진입한 일본 메이커와는 사뭇 다른 전략이다. 일본 도요타는 2000년대 초반 렉서스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내세우며 북미 시장에 안착했다. 닛산도 인피니티를 출시하며 렉서스의 시장 진입 방식을 차용했다. 현대차도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할 때 일본차 업계의 접근 방식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의 하이브리드를 따라가기엔 전동화 추세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전기차로의 급속한 전환이 오히려 젊은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도 포함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고급차 시장 공략에 전기차 기술력 동원     

제네시스 북미 총괄인 마크 델 로쏘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해 10월 현지 인터뷰에서 "제네시스는 가장 젊은 럭셔리 브랜드이기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와 젊은 부유층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순수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는 물론 일본 메이커와 비교해도 제네시스의 브랜드 역사가 짧기 때문에 아예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겠다는 메시지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익숙해 자동차도 전자기기로 보는 경향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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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부에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동력계(파워트레인)를 동시에 개발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특히 현대차는 세단 위주였던 5~6년 전과 비교해 코나·팰리세이드에 GV80·GV70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판매 차종이 훨씬 더 다양해졌다. 차량 라인업이 다양해질수록 파워트레인 개발작업도 세분화된다. 미래차 인재 확보 차원에서 현대차는 최근 연구개발본부에서 신입·인턴사원 수백명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자율주행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인재 확보를 위한 채용”이라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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