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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안느냐’ 안정환이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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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002 월드컵 4강 주역 안정환. 은퇴 후 예능인으로 활약하지만 축구 사랑은 변함없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안정환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일대일 원 포인트 레슨을 할 계획이다. [사진 안정환 유튜브]

2002 월드컵 4강 주역 안정환. 은퇴 후 예능인으로 활약하지만 축구 사랑은 변함없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안정환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일대일 원 포인트 레슨을 할 계획이다. [사진 안정환 유튜브]

안정환(45)은 4월 1일 “만우절 농담이 아니다”라며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임시 채널명은 ‘안정환FC’다.

유튜브 채널 개설, 찾아가는 레슨 #“형 편 어렵거나 사연 있는 팬 지도 #선수들 한·일전 무거움 배웠을 것 #유럽서 감독하는 희망 갖고 살아”

안정환은 유튜브 방송에서 “한국은 (월드컵 열리는) 4년에 한 번씩만 축구의 피가 끓는다. (팬들의) 축구 사랑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고 싶고, 제가 가진 축구를 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레슨을 못 받는 친구들, 부모가 축구를 반대하는 친구들, 조기축구에서 욕먹는 분들을 직접 찾아가 약 처방하듯 1대1 원포인트 개인레슨을 하겠다”며 참가 신청을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가운데 축구를 했다.

안정환을 4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예능 ‘뭉쳐야 찬다’를 하며 생활체육 축구 인구가 그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 참가 신청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분들이 ‘축구 배울 데가 없다’고 하더라. 대표팀이나 프로팀 감독을 해서 한국 축구를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풀뿌리인 시민들부터 축구에 열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누구든 축구를 사랑하는 분이 날 필요로 한다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평소 “축구로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축구는 말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나도 나이가 더 들면 시범도 못 보일 정도가 될 거다. 더 늦기 전에 공 키핑과 트래핑, 턴 같은 축구 스킬을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안정환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일대일 원 포인트 레슨을 할 계획이다. [사진 안정환 유튜브]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안정환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일대일 원 포인트 레슨을 할 계획이다. [사진 안정환 유튜브]

2012년 은퇴 후 한동안 ‘슈퍼마리오’로 불렸던 안정환은 최근 감량했다. 그는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식 채널명은 팬들과 소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벌써 ‘축구가 안느냐’, ‘반지원정대’, ‘안느 어디가’ 등 제안 댓글이 줄을 이었다.

5년 전 찍은 ‘안정환 45m 한강 횡단 슛’ 유튜브 영상의 조회 수가 최근 1200만 뷰를 넘었다. 그는 “기부 차원에서 참여했는데 운 좋게 성공했다. (유튜브를 통해) 수익이 나면 유소년 축구와 다문화 가정에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독자 20만 명의 유튜브 채널 운영자인 축구선수 출신 조원희는 안정환 채널에 ‘안느 100만까지 가야 돼~’라고 댓글을 남겼다. 안정환은 “내가 걔(조원희)보다는 (유튜브 구독자가) 많이 나오겠지”라며 웃었다. 그는 요즘 ‘뭉쳐야 쏜다’(농구 예능)에서 만화 ‘슬램덩크’ 서태웅에 빗댄 ‘안태웅’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농구도 어렵지만, 목숨 걸고 축구를 해서 그런지, 축구가 제일 어렵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 골든골을 터트린 반지의 제왕 안정환. [중앙포토]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 골든골을 터트린 반지의 제왕 안정환. [중앙포토]

지난달 25일 한일전 중계에서 해설한 안정환은 “주전이 다 빠졌다고 해봐야 결국 0-3 참사다. 경기가 끝나면 내용은 기억에 안 남고, 승패만 기록으로 남는다. 진 건 진 거다. 그래서 한일전이 잔인한 거다. 젊은 선수한테 감당하기 힘든 책임감을 준 거 아닌가 생각한다. 한일전을 처음 뛴 어린 친구들은 ‘어렵고 다른 경기구나’라고 느꼈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역 시절 일본을 상대로 2골을 넣었다.

‘감독 안정환’을 기다리는 팬이 많다. 안정환은 최고 등급인 P급 바로 아래인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했다. 그는 “제가 능력도 안 되고 불러 주실지도 모르겠다. 많이 준비하지 않으면 어렵다. 언젠가는 할 수도 있을 거다. 선수 때는 유럽 진출이 꿈이었고, 유럽에서 감독을 해보고도 싶다. 이뤄질 수 없어도 꿈은 꿀 수 있는 거고, 그런 희망을 갖고 산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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