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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물 덜 마시면 괜찮다? 찔끔 소변 더 잦아지고, 질환까지 불러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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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요실금 오해와 진실 요실금은 사회적 암이다. 생명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소변이 찔끔 새어 나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배뇨 문제로 자신을 자책하면서 의기소침해진다. 요실금을 숨기려고 외출을 꺼리면서 외톨이처럼 홀로 지내다 대인관계도 나빠진다. 나이가 들면 필연적으로 요도와 방광을 지지하는 주변 근육이 약해지거나 방광이 예민해지면서 요실금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요실금은 부끄럽다고 감출수록 증상이 악화해 고통이 커질 뿐이다. 요실금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본다.

요실금은 여성만 걸린다

요실금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방광의 수축·이완 기능이 약해져 소변을 참는 능력이 떨어진다. 고령층의 요실금 발생 빈도는 남녀 비슷하다. 다만 성별에 따라 요실금이 생기는 원인·양상 등에는 차이가 있다. 여성은 임신·출산·폐경으로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느슨해져 요도가 제대로 조여지지 않는다. 웃음·기침·계단오르기 등으로 배에 힘이 들어갈 때 갑작스럽게 소변이 샌다. 남성은 전립샘이 비대해지면서 방광이 소변을 몸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약해진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면서 요실금이 생긴다. 만성으로 진행하면 방광에 약간만 소변이 모여도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다. 배뇨 후 2시간 이내 또 화장실을 찾는다면 방광의 건강 상태를 살핀다.

뚱뚱하면 요실금 더 심해진다

비만은 요실금을 악화시키는 주범 중 하나다. 살이 찌면 복압이 높아지면서 방광을 압박해 요실금이 더 잘 생긴다. 뚱뚱할수록 요실금이 더 어린 나이에, 더 심하게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체질량지수(BMI)가 40 이상인 사람은 요실금 발생률이 7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 비뇨의학회에서는 요실금 치료지침 1순위로 비만 치료를 권장한다. 실제 비만인 요실금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운동·식단 관리를 통해 평균 7~9%의 체중을 감량토록 했더니 방광으로 가해지는 압력이 줄면서 요실금 증상이 47% 줄었다는 연구도 있다.

물은 되도록 적게 마신다

요실금 증상 개선을 위해 쉽게 시도하지만 위험한 행동이다. 수분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소변이 짙어지고 고농도 소변이 피부에 닿아 질염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체내 수분 부족으로 요실금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원인은 변비다. 대변이 장에 가득 차 있으면 직장을 압박하면서 소변이 가득 찬 느낌을 준다. 장과 방광은 여러 신경회로를 통해 연결돼 있다. 결국 변비로 소변을 참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하루 1.5L가량(종이컵 기준 8잔)의 적절한 수분 섭취는 필요하다. 다만 야간 빈뇨가 있다면 오후 6시 이후에 물을 마시는 것은 삼간다. 술·커피·주스 등은 방광을 자극하고 이뇨 작용을 촉진해 섭취를 자제한다.

화장실 급해도 가능한한 참는다

안정적으로 소변을 모으기 위한 방광 훈련의 일종이다. 소변은 참으면 병이 된다는 생각에 자주 화장실을 찾으면 방광 용적이 줄어 배뇨 간격이 짧아진다. 급박하게 화장실을 찾아도 배뇨량은 매우 적은데 잔뇨감은 심하다. 적절한 양의 소변이 방광에 찰 때까지 일정 시간 동안 소변을 참는 연습을 권하는 이유다. 일주일 단위로 배뇨 간격을 15~30분씩 연장한다. 배뇨 간격을 3시간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절박감이 느껴지더라도 예정된 배뇨 시간까지 참는다. 앉은 자세에서 심호흡하면서 항문 괄약근을 오므리고 다섯까지 센 다음 서서히 풀어주는 케겔 운동을 하면 견디기 수월하다.

보톡스로 요실금 치료 가능하다

사실이다. 과민성 방광으로 소변을 참기 어려운 요실금 환자가 보톡스 치료 대상이다. 약물·행동 치료로도 요실금 증상이 심하다면 보톡스 요실금 치료를 고려한다. 근육 이완 효과가 있는 보톡스를 방광 근육(배뇨근)에 주사해 방광의 불필요한 수축을 차단한다.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75~80%의 요실금 개선 효과를 보인다. 보톡스의 요실금 증상 개선 효과는 한시적이다. 대략 1회 치료로 평균 8~10개월 효과가 지속해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요실금 생기면 성 기능 떨어진다

요실금과 성 기능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다만 요실금으로 상대방에게 실수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릴 수 있다. 사소한 자극에도 화장실로 달려가 간접적으로 성생활을 방해한다. 스스로 자신감이 없다 보니 성관계를 피하게 되고 서로에게 집중하지 못해 성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도움말=고광진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최종보 아주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최태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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