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전 가출한 아내라도 집 있으면 “1가구 2주택 양도세 대상”

중앙일보

입력 2021.04.05 00:04

지면보기

경제 02면

오랜 세월 연락을 끊고 살아온 부부라도 각각 집을 갖고 있고 법적으로 이혼하지 않았다면 1가구 2주택에 해당한다고 조세심판원이 판단했다.

이혼 않고 별거 땐 법률상 부부
한 세대 구성원으로 보고 과세

조세심판원은 1가구 1주택으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적용해 달라는 A씨의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고 4일 밝혔다.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1987년부터 아내 없이 자녀들과 함께 살았다. A씨가 해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중 아내 B씨가 가출했기 때문이다. A씨는 법률에 의한 이혼 절차를 밟지 않았다. 34년간 연락이 두절됐어도 법적으로는 부부 관계를 해소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의미다.

A씨는 2007년 다가구 주택을 샀다가 2016년 팔았다. A씨에겐 다른 집이 없었기 때문에 집을 샀을 때 가격과 팔았을 때 가격의 차이(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세가 없다고 생각했다. 1가구 1주택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은 기준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서 1가구 1주택자는 2년 이상 보유와 거주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집값 9억원까지는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국세청은 A씨에게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고지했다. B씨가 소유한 집이 있기 때문에 A씨는 1가구 1주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A씨는 아내와 사실상 이혼 상태여서 양도세 부과는 부당하다는 취지로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조세심판원은 A씨에게 양도소득세를 내도록 한 국세청의 처분은 문제가 없다고 봤다. 조세심판원은 “부부가 이혼 절차 없이 사실상 별거하는 경우에도 법률상 부부 관계는 유지된다”며 “법률상 배우자라는 사실만으로 B씨는 A씨와 한 세대를 구성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