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선관위 “내로남불 표현, 특정 정당 쉽게 유추…사용 불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전투표 모의시험을 하고 있다. 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전투표 모의시험을 하고 있다. 뉴스1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독려 문구에 ‘위선’ ‘무능’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문구가 특정 정당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국민의힘 홍보국은 최근 선관위에 특정 문구를 투표 독려 현수막 등에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했고, 이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고 3일 밝혔다. 국민의힘이 문의한 문구는 “투표가 위선을 이깁니다” “투표가 무능을 이깁니다” “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깁니다” 등 3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선관위는 “위 문안은 선거인이 특정 정당을 쉽게 유추할 수 있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므로 일반투표 독려용으로는 모두 사용 불가하다”고 결정했다.

선관위 측은 “지난해 총선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아닌 순수한 목적의 투표 참여 권유 내용에 한해 허용한다는 방침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100년 친일 청산, 투표로 심판하자’는 내용의 현수막 역시 허용 불가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관위가 독립기관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선거 지원을 위한 산하기관이란 비판을 받을만한 일”이라며 “건건이 민주당에 불리하면 불허고, 민주당에 유리하면 승인하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관위에 대한 야당의 불신은 보궐선거 운동 기간 지속해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제작한 택시 부착 투표홍보물이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과 유사하다고 지적했고, TBS ‘일(1)합시다’ 캠페인이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선관위의 결론에도 반발했다. 지난달 말 국민의힘은 “유독 여당에 유리한 결정, 원칙 없는 ‘고무줄 결정’을 남발하고 있다”며 선관위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가영‧허진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