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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microaggression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30호 31면

진짜 영어 4/3

진짜 영어 4/3

microaggression(마이크로어그레션)은 ‘작은’이라는 뜻의 micro와 공격을 뜻하는 aggression의 합성어다. 유색인종, 장애인, 성 소수자 등에 대한 미묘한 차별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백인이 흑인에게 “나는 당신의 피부색은 보지 않는다”고 한다면 microaggression이 될 수 있다. 오히려 흑인이라는 걸 의식하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영어를 정말 잘하시네요”라고 한다면 역시 microaggression이 된다. 영어를 잘 못하는 다른 인종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서다.

옆자리에 앉지 않는 것, 엘리베이터에서 경계하는 몸짓을 보이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microaggression은 물리적 폭력 못지않은 상처가 된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여기에 더해 ‘모범적인 소수인종 신화(model minority myth)’에 따라 이중적인 차별을 당해 왔다. 부유하고 학업 성적도 우수한 성공한 이민자로서, 흑인이나 라틴계 미국인들을 폄하하는 데 악용됐다. 차별에도 반격하지 않고, 무시해도 조용한 영원한 이방인일 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안 혐오가 보다 과격한 양상을 띠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현실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애틀랜타에서는 지난달 한인 4명을 포함해 6명의 아시아계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경찰은 혐오 범죄 가능성보다 섹스 중독을 살해 이유로 봤다.

이에 대해 애틀랜타 출신의 가수 에릭남은 ‘타임’ 기고문을 통해 “Why are women of our community the outlet for and victims of your sexual addiction? How dare you”라고 비판하며 이는 다른 인종을 성적 대상이나 물건으로만 대하는 백인 우월주의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 도움을 요청했지만 듣지 않았다며,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BTS도 애도 성명을 내고 차별의 경험을 공유했다.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 보았다”고 했다. BTS는 이 글에 해시태그 ‘StopAAPIHate’를 달았다. AAPI는 Asian Americans and Pacific Islanders의 머리글자를 딴 말로 미국 내 아시아·태평양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박혜민, Jim Bulley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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