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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산업’ 조선·철강도 디지털 전환 속도 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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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일 부산에서 열린 ‘디지털 전환 산·학·연 현장 간담회’에서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본격 확산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일 부산에서 열린 ‘디지털 전환 산·학·연 현장 간담회’에서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본격 확산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월 ‘스마트 선박’을 처음 개발했다. 선박 엔진과 제어기기, 각종 기관 등의 운항 정보를 위성을 통해 육상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을 접목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선박 사후서비스(AS)에 나서면서 해외 선주사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선주사가 스마트폰으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문제를 등록·조회하고 AS 담당자와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식이다. 스마트 선박은 굴뚝산업의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다.

정부 “업종별 디지털 격차 해소” #스마트선박, 지능형 전기로 지원

정부가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난해 8월 발표한 ‘디지털 기반 산업혁신 성장전략’을 산업 현장 곳곳으로 확산하는 취지에서 후속 전략을 발표했다. 1일 부산 현대글로벌서비스(현대중공업 자회사) 본사에서 가진 ‘디지털 전환 산·학·연 현장 간담회’ 자리에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개별 기업 혼자 힘으로 하기 어려운 디지털 전환을 산업 전반에서 본격 확산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건 대·중견·중소기업 간 또는 업종별 디지털 격차 때문이다. 산업부가 지난 2월 국내 10대 업종, 500개 기업을 설문한 결과 국내 업종 상당수의 디지털 전환 성숙도가 ‘준비’ 또는 ‘도입’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미래 자동차나 가전·유통 등 대기업이 선도하는 분야가 앞서 나갔다. 하지만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범용 소재·부품 산업은 디지털 전환에 크게 뒤졌다. 데이터·인공지능(AI) 활용률도 대기업은 22.4%에 달했지만, 중견·중소기업은 2% 미만이었다. 디지털 전환 수준이 ‘확산’ 내지 ‘고도화’ 단계에 접어든 테슬라·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두드러진다. 이종석 산업부 산업기술시장혁신과장은 “기존처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로는 ‘승자 독식’ 구조의 디지털 경제에서 국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문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후속 전략으로 산업 데이터 활용 근거 조항 등이 담긴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부터 연내 제정하기로 했다. 또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철강은 지능형 전기로 시스템, 조선은 스마트선박, 바이오는 AI 기반 진단 의료기 등을 디지털 전환의 ‘플래그십(대표 전략 기술·상품)’으로 삼아 지원하기로 했다. 중견·중소기업이 플래그십을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산학 융합 프로젝트, 인재 교육 등 150여개 후속 사업도 추진한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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