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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구글, 카카오모빌리티 565억 투자…한국서 맞붙는 글로벌 공룡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일 서울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지난 4일 서울 시내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글로벌 빅테크 구글이 카카오모빌리티에 500억원 대 전략적 투자(SI)를 단행했다. 구글이 한국 회사에 직접 투자한 건 2008년 블로그 플랫폼 ‘테터 앤 컴퍼니’ 인수 이후 처음이다.

무슨 일이야 

·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로부터 565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1일 공시했다. 구글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신주 97만848주를 인수했다. 구글의 지분율은 1.69%다. 인수가 마무리 되면 구글은 카카오(63.4%)-TPG컨소시엄(28.3%)-칼라일 그룹(6.6%)에 이어 카카오모빌리티 4대 주주가 된다.
·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구글과 장기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키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극대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린(Frank Lin) 구글 동북아시아 투자 총괄은 “한국 이용자에게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지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빅픽처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사진 이프 카카오 캡처]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사진 이프 카카오 캡처]

카카오모빌리티의 전략적 투자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유치한 7200억원은 자금이 필요해 받은 투자라면, 이번엔 돈 보단 협업 목적이 강하다.

① ‘택시+@’ 필요
카카오모빌리티는 공급과 수요 양면시장을 두루 장악한 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공급 쪽에선 택시 호출을 기다리는 23만명의 택시기사 회원과 직영(900대)·가맹택시(1만6000대)를 확보했고, 수요 쪽으론 이용자 2800만명을 모았다. 특히 지난해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택시 위주로 재편되면서 자타 공인 모빌리티 1위에 올랐다.
1위 플랫폼인만큼 이제는 콘텐트 확장이 필요해졌다.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를 구축하기 위해선 택시와 대리만으론 부족하다. 올 들어 기차(코레일), 자율주행차(오토노머스 에이투지), 차량관리(블스원), 렌터카(딜카 인수) 등 모빌리티 관련 전방위로 협업을 늘리는 배경이다. 우버 출신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칼라일로부터 2200억원을 투자받고 최근 택시기사 대상 유료 서비스도 시작한 만큼 돈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전반에 강한 구글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 협업 1순위 ‘자율주행’
구글 자회사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 글로벌 선두 업체다.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이 분야에서 구글과 협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3월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고, 현재 세종시에서 자율주행차 호출 상용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기반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유치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유치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글은 왜?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과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하고,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관련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해 다양한 OS(운영체제) 소프트웨어에 대한 협업도 추진한다. 하지만 시장에선 다른 협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① 지도
모빌리티 서비스의 기본은 지도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정확해야 다음 단계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 구글은 2005년 구글지도 서비스를 시작하며 검색 기반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왔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서비스하는 구글 지도 길찾기 기능을 국내에선 이용할 수 없다. 해외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에 국내 지도를 반출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보안 문제로 한국 정부가 이를 금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구글지도를 활용한 위치기반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하면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대해 “논의 초기라 큰 방향만 있고 구체적 협업에 대해 말한 단계가 아니다”라며 “현재는 지도 관련 파트너십은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T비즈니스 이미지. [사진 카카오T앱 캡처]

카카오T비즈니스 이미지. [사진 카카오T앱 캡처]

② 알고리즘 고도화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데 필요한 도심 교통 데이터도 구글이 필요한 분야다. 구글은 넓은 도로환경을 갖춘 미국 주행 데이터는 많지만 좁고 복잡한 도로 환경의 아시아권 도시 데이터는 부족하다.
국내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는 "택시, 내비게이션, 대리 등 다종다양한 영역에서 수년간 모빌리티 데이터를 축적한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업하면 구글이 데이터 측면에서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룡 격전장 된 한국 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와 구글이 손잡으면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 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우버가 만든 합작회사 우티 유한회사(UT LLC)도 1일 공식 출범했다. 우버는 합작회사에 1억 달러(1131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는 우버가 2017년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훔쳤다며 소송을 내는 등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차두원모빌리티 연구소의 차두원 소장은 “작년까지는 국내 기업들 간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자금까지 한국 시장에 들어와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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