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CNN 앵커 1호가 흑인 래퍼와 의기투합한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2021.04.01 18:09

한국계 첫 CNN 앵커 출신 메이 리가 '아시안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는 글이 새겨진 셔츠와 색동 마스크를 한 모습. [메이 리 인스타그램]

한국계 첫 CNN 앵커 출신 메이 리가 '아시안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는 글이 새겨진 셔츠와 색동 마스크를 한 모습. [메이 리 인스타그램]

한국계 출신 첫 CNN 앵커와 올해 그래미 신인상을 탄 흑인 래퍼.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여성이 아시아 혐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뒤 비슷한 범죄를 막기 위해 거액 기부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외신은 CNN 앵커 출신 메이 리(55)와 팝스타 메건 더 스탤리언(26)이 의류업체 패션노바와 함께 5만달러(약 5600만원)를 최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기부처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의 증진(Asian Americans Advancing Justice)’이라는 단체의 애틀랜타 지부다. 메이 리는 자신의 SNS에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적인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에게 애도한다”며 “최근 몇 달 사이 아시아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놀라운 속도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오프라 윈프리 쇼를 모델로 한 '더 메이 리 쇼'의 표지 사진. [메이 리 인스타그램]

오프라 윈프리 쇼를 모델로 한 '더 메이 리 쇼'의 표지 사진. [메이 리 인스타그램]

재미교포 2세인 메이 리는 평소에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왔다. 그는 최근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열린 집회에서 ‘#StopAsianHate(아시안 혐오를 멈추라)’란 셔츠와 색동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행을 맡기도 했다. BTS나 영화 ‘미나리’의 쾌거처럼 한국 관련 문화계 경사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했다.

그는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코네티컷과 캘리포니아에서 공부한 뒤 언론인의 꿈을 꿨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방송국에 기자로 입사한 뒤 일본 NHK를 거쳐 CNN에 들어갔다. CNN 도쿄 특파원을 지냈고, 이후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앵커로 발탁돼 90년대 후반 활발히 활동했다. 특히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염문설이 났던 모니카 르윈스키 등을 인터뷰해 화제가 됐다. 이후 CNBC의 아시아 프로그램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과 ‘CNBC 투나잇’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7년부턴 오프라 윈프리 쇼를 모델로 한 ‘더 메이 리 쇼’를 진행하고 있다.

메이 리와 함께 아시아 혐오 범죄를 막기 위해 기부에 나선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 그는 올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AFP=연합뉴스

메이 리와 함께 아시아 혐오 범죄를 막기 위해 기부에 나선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 그는 올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AFP=연합뉴스

리와 함께 기부에 나선 스탤리언은 지난해 첫 정규 앨범을 낸 신인 래퍼 겸 배우다. 하지만 이미 2016년부터 틱톡 등을 통해 10대들 사이에선 큰 인기를 끌었다. 스탤리언은 기부 이후 자신의 SNS에 “아시아계에 대한 분별없는 폭력적 공격으로 가족을 잃어야 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한국계 배우 켄 정은 유족에 5만달러 기부

의사 출신의 배우 켄 정.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최근 애틀랜타 총격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을 위해 5만달러를 기부했다. AP=연합뉴스

의사 출신의 배우 켄 정.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최근 애틀랜타 총격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을 위해 5만달러를 기부했다. AP=연합뉴스

앞서 한국계 미국 배우인 켄 정도 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에게 5만달러를 기부했다. 미 NBC에 따르면, 켄 정은 기부 사이트 ‘고 펀드 미(Go Fund Me)’를 통해 한인 여성 4명과 중국계 여성 1명의 가족들에 각각 1만달러씩 전달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쿵 플루(중국 무술 쿵푸에 빗댄 표현)’나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등 인종 차별적 표현들이 남발됐다”며 “이같은 언어가 혐오를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영화 ‘행오버’ 시리즈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배우가 되기 전 의사로 살았다.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코미디에 푹 빠져 결국 전업했다. 이후 시트콤 작가와 프로듀서로도 활동했다.

톰 행크스 30대 아들은 인종차별 논란  

톰 행크스 아들 쳇 행크스가 '화이트 보이 썸머(White Boy Summer)'란 글귀가 적힌 옷을 입고있는 모습. [쳇 행크스 인스타그램]

톰 행크스 아들 쳇 행크스가 '화이트 보이 썸머(White Boy Summer)'란 글귀가 적힌 옷을 입고있는 모습. [쳇 행크스 인스타그램]

한편 유명 배우 탐 행크스의 아들이자 배우 겸 가수로 활동 중인 쳇 행크스(31)는 반대로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최근 ‘화이트 보이 썸머(White Boy Summer)’라는 글귀가 새겨진 옷을 입고 동영상을 찍어 SNS에 게재하면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쳇 행크스가 이같은 후드와 티셔츠 등을 입었다고 전하며 “백인 민족주의자들이 사용하는 고딕 양식의 글꼴이 새겨져있었다”고 전했다. 백인을 상징하는 ‘화이트’란 단어가 사용된 데다, 특히 이 글꼴이 나치 독일에서 널리 사용됐던 ‘프락투어(Fraktur)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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