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네이버 이해진 손잡은 정용진, 이번엔 2000억 W컨셉 품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창단 포부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창단 포부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쓱)닷컴이 온라인 여성패션 편집몰인 W컨셉(W Concept)을 인수했다. 신세계는 지난 1월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네이버와 동맹을 맺었고 지난달에는 SSG닷컴의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했다. 쿠팡이나 네이버 등에 맞서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몸집 키우기 경쟁을 본격화한 것이다.

SSG닷컴은 1일 "W컨셉의 지분 전량을 양수하는 주식매매 본계약(SPA)을 체결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거쳐 W컨셉을 공식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컨셉은 사모펀드(PEF)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SE커머스가 각각 지분 80%, 20%씩을 보유 중이다. 인수 금액은 2000억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W컨셉은 2008년 10월 시작한 온라인 여성패션 플랫폼으로 회원수가 500만 명 정도다. 백화점 의류와 품질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꾸준히 입점시켜 20~30대 직장 여성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SSG닷컴은 "W컨셉은 여성패션 분야에서 다른 온라인몰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1위'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의 이번 W컨셉 인수 발표는 지난달 말 SSG닷컴에서 외부인도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서비스 출범 선언 이후 1주일 만에 나왔다. 이에 따라 SSG닷컴은 그동안 이마트·신세계백화점 등 계열사 상품 위주로 판매했지만 앞으로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통해 수많은 셀러(개인 판매자)들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게 됐다. 현재 취급하는 약 1000만 종보다 최소 배 이상의 많은 상품을 판매하게 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앞서 올해 1월엔 네이버와 2500억원대 지분 교환을 하며 '신세계-네이버 동맹'을 공고히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기도 성남 네이버 사옥을 직접 찾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CIO)를 만나면서다. 신세계는 e커머스 3위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W컨셉의 500만 명 고객들도 유인할 수 있게 됐다. 다만 SSG닷컴은 W컨셉 인수 후에도 핵심 경쟁력 유지를 위해 현재처럼 양사의 플랫폼을 이원화해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쿠팡, 네이버 등이 급성장하며 유통업계가 급변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강자 중에선 신세계가 단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e커머스 강화와 더불어 오프라인 시장 지배력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이다. 올해 들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며, 야구와 유통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3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창단 포부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창단 포부를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부회장은 1일 SSG랜더스 창단식에 앞서 역시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에 대해 "걔네는 울며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며 도발했다. 롯데는 발끈했지만, 최근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 e커머스에 쏠렸던 대중의 관심을 오프라인 유통가로 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들어 정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선 유통업계 격변기 속에서 온·오프라인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장 경쟁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 한 해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유통 격변기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확보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내부에 크다"며 "네이버, 야구단, W컨셉 등 그 업계의 독보적인 플랫폼과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일환"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