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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는 창이 스크린, 자율주행 맡기고 야구나 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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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모비스는 31일 중장기 전략·신기술 콘퍼런스를 열고 미래 모빌리티 엠비전 X(아래 사진)와 엠비전 POP(아래 사진)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31일 중장기 전략·신기술 콘퍼런스를 열고 미래 모빌리티 엠비전 X(아래 사진)와 엠비전 POP(아래 사진)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 현대모비스]

# 프로야구 개막 경기가 열리는 토요일 오후. 김 과장은 가족과 함께 기아의 자율주행 목적기반 차량(PBV)를 타고 잠실야구장으로 향한다. ‘레벨4(운전자 개입 없는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네모난 박스카에 오르자 차가 먼저 인사를 건네고 모서리에 있던 4개의 시트가 ‘손님’을 맞기 위해 스르르 한가운데로 모인다. 동시에 차량 중앙에 있는 사각 ‘모노리스 버티컬 콕핏(기둥 모양의 인포테인먼트 제어장치)’이 시트 쪽으로 방향을 튼다. 차의 네 면 유리창은 거대한 스크린으로 바뀌고, 김 과장은 시트에 느긋하게 앉아 프로야구의 지난 경기를 리뷰하며 오늘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검색한다.

현대모비스 ‘엠비전X·POP’ 공개 #디스플레이·동작인식 기술 망라 #키 대신 스마트폰 꽂아서 작동 #게처럼 옆으로 주차도 할 수 있어

현대모비스가 준비 중인 미래의 차 ‘엠비전 엑스(X)’의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31일 경기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중장기 전략·신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갖고 미래 기술을 망라한 엠비전 X와 엠비전 팝(POP)을 세계 최초로 공개 시연했다.

엠비전 X. [사진 현대모비스]

엠비전 X. [사진 현대모비스]

엠비전 X는 4인용 PBV로 ‘사용자 맞춤형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자동차 유리창을 통해 영화·스포츠·공연을 시청할 수 있는 ‘버추얼 스페이스 월’이 핵심이다. 사각 면이 각각 28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버티컬 콕핏은 제스처 인식기능을 이용해 자율주행 모드와 인공지능(AI) 스피커, 인포테인먼트 등 주행과 관련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엠비전 POP. [사진 현대모비스]

엠비전 POP. [사진 현대모비스]

레벨4 자율주행이 가능한 2인승 모빌리티 엠비전 POP은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차다. 스마트폰을 운전대(스티어링 휠)에 꽂아야만 작동하고 모든 기능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현대모비스는 ‘포빌리티(Phone과 Mobility의 합성어)’라고 이름 지었다.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해 드론처럼 무선으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다. 또 네 바퀴가 각각 180도 회전하는 ‘e-코너 모듈’이 장착돼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꽃게처럼 옆으로 주차가 가능하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중장기 성장 전략인 ‘트랜스포메이션 X·Y·Z’에 대한 방향성과 전략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부품회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통합하고, 플랫폼과 시스템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게 골자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기획부문장(부사장)은 “자동차 산업이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한 모빌리티 플랫폼 생태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모비스는 하드웨어의 장점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자율주행·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 등의 신성장 산업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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