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옆자리에 앉았던 천안함 유족 윤청자 여사가 “김 여사가 끌어안으려 하길래 밀어내며 쓴소리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언론은 “김·윤 여사가 얘기를 나눴고 서로 끌어안기도 했다”고 보도했으나 윤 여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를 부인하며 이같이 밝혔다.
천안함 폭침 아들 잃은 윤청자씨 #“뭐가 두려워 북한도발 숨기나 묻자 #등 쓰다듬으며 미안하다고 말해”
- 김정숙 여사 옆자리 앉았는데 대화했나.
- “김 여사가 추모식장에 입장해 내 옆자리에 앉으면서 날 쳐다보고 인사하고 싶어하더라. 난 외면해버렸다. 김 여사는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날 자꾸 쳐다보며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듯했다. 그러나 나는 외면하고 한마디도 안 한 채 문재인 대통령만 쏘아봤다. 그러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니까 김 여사가 번쩍 일어나더니 날 끌어안으려 하더라.”
- 그래서 어떻게 했나.
- “(김 여사를) 손으로 막고 밀어내면서 ‘난 문 대통령 싫다’고 했다. 이어 ‘뭐가 그리 무섭고 두려워 북한이 미사일 엊그제 쏜 것을 숨기나? 어제도 북한이 미사일 또 쐈지 않나? 왜 그리 북한에 벌벌 떠나? 나라 누가 지키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어머니 마음 아프신 것 압니다. 나도 가슴 아픕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날 껴안으려는데 (내가 밀어내) 안 되니까 내 등을 쓰다듬으며 ‘미안하다’고 말한 듯하다.”
- 김 여사 옆자리에 앉은 배경은.
- “추모식 직전 황기철 보훈처장이 내게 전화해 ‘김 여사께서 윤 여사를 옆자리에 앉혀달라고 했으니 손잡고 말씀 나누시라’고 하더라. 내가 ‘쓴소리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황 처장은 ‘어머님, 어머님 그리 마시라’고 간청하더라.”
- 지난해 추모식에서 문 대통령에게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이냐’고 물었는데 대통령의 대답은.
- “대통령은 ‘우리 정부 입장이 변함없다’고만 했지, ‘북한 소행’이란 말은 안 했다. (확실한가?) 그렇다. (※중계 영상에는 문 대통령이 ‘북한 소행’을 언급한 것으로 나온다)”
- 문 대통령·영부인에게 쓴소리한 이유는.
- "천안함 폭침 주범인 북한 김영철 전 정찰총국장을 평창 올림픽 국빈으로 예우했기 때문이다. 유족들 두 번 죽이는 거지. (그래서) 문 대통령이 이번 추모식에서 연설할 때 눈을 한 번도 깜박하지 않고 계속 쏘아봤다.”
천안함 폭침으로 순국한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인 윤 여사는 유족 보상금과 국민 성금으로 받은 1억898만8000원 전액을 해군에 기부했다.
강찬호 논설위원 stoncol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