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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민원만 5149건"…석 달째 심의 중단 방심위에 민원 폭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사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사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29일까지 쌓인 ‘조선구마사’ 관련 민원만 5149건이다. ‘펜트하우스2’와 관련해서도 533건의 민원이 들어왔다. 역사왜곡, 폭력ㆍ잔혹 장면 프로그램에 대한 민원이 최근 폭주하고 있다.”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은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위가 어떠하든 방심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현재 사무처는 접수된 민원에 대해 내용을 확인하고, 심의 규정 조항 등을 검토하면서 5기 위원회 구성 즉시 해당 안건을 신속히 상정해 처리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회 만에 종영한 ‘조선구마사’에 대해서도 “방송 폐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2회분에 대한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31일 열린 방심위 화상 기자간담회. [사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31일 열린 방심위 화상 기자간담회. [사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날 간담회는 방심위 구성이 두 달 넘게 지체된 데 대한 상황 설명과 개선책 촉구를 위해 마련됐다.

민 사무총장은 “심의 공백이 석 달 이상 지속되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조속히 위원 위촉을 서둘러 달라”고 밝혔다. 지난 1월 29일 4기 방심위원의 임기가 끝난 이후 5기 구성이 지연되면서 현재 방송ㆍ통신 콘텐트 심의는 중단된 상태다.

방심위 위원 9명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각각 3명씩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된다. 이번 파행은 청와대 추천 인사 중 정연주 전 KBS 사장이 포함됐다는 이른바 ‘정연주 위원장 내정설’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며 촉발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추천한 김윤영 전 원주MBC 사장도 금품 수수 전력이 불거지며 30일 사의를 표명, 방심위 구성은 더욱 난항에 처했다.

4기 방심위 출범 당시에도 정치권의 이견으로 위원회가 구성안돼 7개월 동안 업무 공백을 겪었다. 방심위는 민 사무총장 명의로 지난달 국회의장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 여야 간사에게 위원 선임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민 사무총장은 “3년마다 반복되는 지각 출범 전례로 빚어지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다음 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전임 위원의 임기를 자동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29일까지 심의 대기 중인 방송 민원은 6819건, 통신 민원은 6만9809건(디지털성범죄 게시물 제외)에 이른다. 이밖에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조작정보 136건과 디지털성범죄 게시물 3333건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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