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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소개해줄까" 통번역생에게 AI번역 추천한 박영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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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YTN 돌발영상에서 소개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유세 현장. YTN 캡처

지난 29일 YTN 돌발영상에서 소개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유세 현장. YTN 캡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길거리 선거운동에서 만난 통번역을 전공 학생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준다며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을 추천해 구설에 올랐다.

YTN은 지난 29일 ‘돌발영상’을 통해 유세 현장에서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박 후보의 모습을 전했다.

‘말하자면 셀프디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박 후보는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유세를 하다 통번역대학원을 다닌다는 두 학생을 만났다. 박 후보는 청년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취업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졸업하면 일자리가 많이 있느냐”고 물었고, 한 학생은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박 후보는 “그러면 제가 일자리를 하나 소개하겠다”면서 “스타트업인데, 통역을 번역해서 올리면 번역한 것 중에 AI가 흐름에 맞는 걸 채택하는 거다. 번역 속도가 무지하게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 고용하게 되면 임금 부담이 있는데 플랫폼 형태로 해서 번역하니까 더 빠르고, 정확한 번역을 해서 번역료도 여러 사람한테 기회가 골고루 돌아간다. 이 회사가 요즘 뜨고 있다”고 했다.

YTN은 영상 말미에 ‘퀴즈: AI 기반의 영상 번역 플랫폼은 통역가에게 좋은 일자리일까? 아닐까?’라는 자막을 달았다.

해당 영상에는 “통역 대학원생들 앞에선 AI통역, 오세훈 도와준다”, “편의점 알바한테는 무인편의점, 번역공부하는 학생한테 AI, 일자리를 없애려는 건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박 후보 캠프는 ‘퀴즈: AI 기반의 영상 번역 플랫폼은 통역가에게 좋은 일자리일까? 아닐까?’라는 자막과 관련해 “박 후보가 언급한 스타트업은 ‘AI 기반의 영상 번역 플랫폼’이 아니라 ‘AI 기반 크라우드소싱 자막제작 플랫폼’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업체에 대해 AI가 한글 자막을 생성하면 클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번역가들이 참여해 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라고 소개했다.

박 후보 캠프는 “박 후보가 언급한 업체가 ‘AI 번역 업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1500명 이상의 번역가들이 플랫폼으로 참여하고 있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를 비롯해 한류 콘텐츠가 인기가 늘어나면서 외국어자막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번역가들에게는 좋은 기회이고 이를 소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캠프 측 관계자는 “간단한 기계적 번역은 인공지능이 하더라도, 그 결과를 검증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자연스럽게 번역하는 사람들이 통번역 전공자들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박 후보가 답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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