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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났다고 운동가들 수배하나" 미얀마軍에 항의한 이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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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들과 대화하고 있다. 경기도

지난 2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들과 대화하고 있다. 경기도

미얀마 군부가 이재명 경기지사와 만난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들을 지명수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사가 확인에 나섰다. 이 지사는 30일 미얀마 군사위원회에 지명수배 이유를 묻는 공식 서한을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 전달하고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미얀마 군부,이재명 만난 운동가 지명수배

앞서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미민넷)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미얀마 군사 반란세력이 지난 23일 국영신문을 통해 얀나잉툰(YAN NAING HTUN)과 소모뚜(SOE MOE THU) 미민넷 공동대표를 군 명예훼손 혐의로 지명 수배했다"고 발표했다.

미민넷이 입수한 미얀마 현지 신문에는 이들의 한국 내 직함과 나이·주소·가족 관계와 함께 수배 사실을 알리는 내용이 실렸다. 보도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이들이 이 지사를 만나 미얀마 상황을 국제사회가 오해할 수 있도록 왜곡해서 이야기했고 군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말을 했다"고 수배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앞서 지난 2일 소모뚜 주한 미얀마 노동복지센터 운영위원장과 얀나잉툰 민족민주연맹(NLD) 한국지부장 등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관계자 6명이 이 지사와 간담회를 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미얀마 군부에 보낸 서한문.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미얀마 군부에 보낸 서한문. 경기도

이 지사, "군사정부 명예훼손 언동 없었다"

이 지사는 이날 서한에서 "해당 간담회는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경기도가 고심 끝에 마련한 자리"라며 "(당시) 간담회 대화 내용을 면밀히 검토했지만, 왜곡 발언이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군부가 지명수배 사유로 밝힌 '군사정부 명예훼손 언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었고, 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달라"며 "회신을 받는 즉시 사실관계를 파악해 즉각적으로 조처하고 성의껏 답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얀마 사태가) 5·18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며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의) 지명수배 사유에 제가 지목된 만큼 미얀마 군부에 어떤 내용이 허위사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래야 저는 물론 국제사회가 오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경기도는 미민넷과의 간담회 이후 상시 소통 협력 채널을 만들고 사진전 개최와 구호 물품 전달 등 경기도 차원의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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