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금융] 환경·사회·지배구조 … 미래 성장 동력 ESG 에서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3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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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관 113곳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서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후금융’ 실행을 선언했다. [뉴스1]

국내 금융기관 113곳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서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후금융’ 실행을 선언했다. [뉴스1]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제가 충격에 빠지면서다. ESG는 특히 세계 돈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리뷰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ESG 투자액은 2018년 26조700억 달러(약 2경 9548조원)로 2년 전(20조7630억 달러)보다 26% 증가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기관투자자의 ‘형님’ 격인 국민연금은 내년까지 전체 자산의 절반을 ESG 관련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변화에 맞춰 금융권도 ‘ESG’ 경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단순한 착한금융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ESG’를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돈의 흐름을 바꾼다 … 금융권도 ‘ESG 경영’ 가속도
‘탈석탄 금융’등 탄소 줄이기 동참
국민연금, 2년 내 자산 절반 투자
조직 신설, 친환경 기업 우대 나서
해외 ESG 투자동향

‘ESG’ 전략 이끌 조직 앞다퉈 신설

올해 금융그룹 회장들의 신년사에서 빠짐없이 등장한 게 ‘ESG’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ESG 중심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제 금융 질서 변화에 맞는 ESG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선도적이고 지속적인 ESG 경영 실천을 통해 사회적 변화와 미래가치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ESG 전략을 내세운 금융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조직 정비다. 우리금융그룹는 올해 1월 각 그룹사 최고경영자를 위원으로 하는 ‘그룹 ESG 경영협의회’를 설치했다. 그룹사별로 ESG 경영 목표를 세우고, 이를 경영진의 성과 평가에 연동한다. KB금융은 지난해 3월 금융사 처음으로 이사회 내에 ESG 경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체계적으로 정책을 만들고, 제대로 실행하는지 관리·감독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최근 조직개편에서 이사회 내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와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했다.

금융사의 환경경영 활동의 첫걸음은 ‘탈(脫) 석탄 금융’ 이다. 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은행은 자금 지원 방식을 바꿔 탄소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예컨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는 돈을 빌려주지 않고, 친환경 기업에 대출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우리금융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대출 약정(PF)를 중단했다. 반대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는 금융 지원이나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기업에 금리를 깎아주는 대출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 NH농식품그린성장론을 선보였다. 친환경(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기업이나 사회공헌활동 우수 기업 등을 대상으로 최대 1.5%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최근 대출 심사할 때 ESG를 평가하는 상품(신한 ESG 우수 상생 지원 대출)을 내놨다. ESG 경영 평가를 거쳐 탄소배출 성과가 뛰어난 기업에는 연 0.2~0.3%포인트 금리를 깎아준다.

ESG 채권 발행도 눈에 띈다. 채권 발행으로 확보된 자금은 대부분 친환경 사업 등에 재투자한다. 기업은행은 업계 최초로 ESG 인증등급 제도를 도입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 2월 발행한 1조원 규모의 채권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사회적채권 가운데 최고등급(SB1)을 받았다.

개인 컵 사용 등 생활 속 ‘ESG’ 실천 캠페인

직원들이 생활 속에서 ESG를 실천하는 금융사도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부터 개인 컵 사용하기, 계단 이용하기,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통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금융사의 ESG 경영은 환경(E)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S)과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G)도 중시한다. 우리금융은 코로나19 여파로 채무 상환이 어려운 자영업자를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19 관련 가계대출 프리워크아웃 특례제도’를 운영 중이다. 원금 상환을 최대 1년간 미룰 수 있고, 기존 대출을 재연장하거나 다른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말 기준 약 1607억원 상당을 지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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