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문송합니다" 강타···공대 여학생 첫 20%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29 15:05

업데이트 2021.03.29 17:15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회 국제인공지능대전 (AI EXPO KOREA 2021)에서 AI 업체 직원이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스1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회 국제인공지능대전 (AI EXPO KOREA 2021)에서 AI 업체 직원이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스1

인문계열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학생 공대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공학계열 여학생 비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29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1980~2020년 공대 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공학계열 5명 중 1명은 여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대생 중 여학생 비율은 1980년 1303명으로 전체(10만5352명)의 1.2%밖에 안 됐지만, 2020년 11만5352명으로 늘면서 전체 공대생(57만4156명)의 20.1%를 차지했다. 비율로 따지면 40년 만에 20배가 증가했다.

여자 공대생 증가에는 인문계열 취업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2019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공학계열은 69.9%가 취업에 성공해 의약계열(83.7%) 다음으로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반면 인문계열 취업률은 56.2%로 절반가량이 취업하지 못했다.

올해 서울의 한 사립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한 이모(19)씨도 취업 때문에 공대를 선택했다. 그는 학창시절 수학‧과학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공대를 목표로 공부했다. 이씨는 “중학교 때부터 ‘문송합니다’(문과라 죄송합니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고교 때 적성과 별개로 이과를 선택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학이 중요해지는 만큼 여자들이 할 일도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대 여학생 비율은 1995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1990년에도 6.1%에 불과했지만 1997년 10.5%로 처음 두자리수 비율을 기록했다. 엔지니어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공대가 취업에 유리해지자 여대에서도 공대를 개설하기 시작한 게 한몫했다. 1996년 이화여대가 여대 중 처음으로 공대를 신설했고, 2015년에는 숙명여대 공대가 문을 열었다.

2000년 이후에도 공대 내 여학생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16.7%, 2017년 18.3%, 2019년 19.7%다. 하지만 세부 전공으로 살펴보면 공대 내에서도 학과에 따른 여학생 선호도 차이는 적지 않다. 여학생 비율이 높은 학과는 섬유공학(37.4%)‧조경학(36.3%)‧화학공학(36.2%)으로 대부분 비장치 산업 쪽이다. 반면 자동차공학(5.2%)‧기계공학(8.3%)‧항공학(9.5%) 등의 학과에서는 여학생 비율이 여전히 10%를 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최근 들어 여대에서도 공대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2017년 이화여대는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숙명여대는 기계시스템학부‧전자공학전공 등을 새롭게 개설했다. 성신여대는 올해 빅데이터‧인공지능‧바이오헬스‧바이오신약‧스마트에너지 등 이공계 5개 학부를 신설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이사는 “인문계 취업난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공대에 대한 여학생의 선호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여성 엔지니어의 사회적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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