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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 뭉친 지방덩이 셀룰라이트

중앙일보

입력

'미션 임파서블(실행이 불가능한 임무)'.

다이어트와 운동을 꾸준히 해도 없어지지 않는 셀룰라이트를 서양에선 흔히 이렇게 표현한다.

그만큼 현대 의학도 해결하기 힘든 대상이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셀룰라이트는 지방 덩어리다.

지방세포 안에 지방이 과다 축적된 상태로 언뜻 보면 동상 걸린 피부 같다.

피부가 울퉁불퉁한 오렌지 껍질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오렌지 스킨'이란 별명을 얻었다.

주로 배.허리.엉덩이.허벅지.무릎 주변.팔 위쪽에 생기며, 체형과는 무관하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생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남성은 피부가 두꺼워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양 여성은 일생 중 약 85%가 셀룰라이트 경험을 한다는 통계가 있다.

한국 여성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있는 탓이다.

*** 일단 생기면 없애기 어려워… 물 마시고 야채 먹으면 도움

◆혈액·림프 순환장애가 원인=허벅지 셀룰라이트 때문에 짧은 치마를 입지 못한다는 대학원생 김모(29.여.서울 서초구)씨. 그는 "셀룰라이트에는 독성 물질이 있어 그대로 두면 각종 합병증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셀룰라이트 해소에 1000만원을 넘게 지출했다. 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며 불안해했다.

그러나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정규철 교수는 "셀룰라이트는 질병이 아니며, 체내에서 지방이 특정 부위에 동원되는 자연스럽고 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안심시킨다. 질병이 아니므로 특별히 치료할 필요도 없다. 방치해도 비만처럼 후유증.합병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셀룰라이트의 주된 원인으론 유전적 성향, 호르몬의 변화, 체중 증가 등이 꼽힌다. 혈액 순환.림프 순환이 잘 안 되는 것도 발생 요인이다. 몸에 꼭 끼는 옷.하이힐을 즐겨 신는 사람에게 잘 생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 마시기를 꺼리거나 운동 부족, 술.담배.커피를 즐기는 사람, 장기간 스트레스.과로가 잦은 사람에게도 잘 생긴다.

일단 발생하면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 예방도 쉽지 않다. "발생 원인을 뒤집으면 예방법"이라는 말도 셀룰라이트에는 잘 통하지 않는다.

매일 2ℓ이상의 물을 마시고, 신선한 채소.과일을 즐겨 먹어 노폐물이 잘 배출되도록 하며,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해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예방에 얼마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곤란하다.

비만과 달리 다이어트.운동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체내 지방 비율은 눈에 띄게 감소했는데도 셀룰라이트는 그대로인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 때문에 생겼다면 운동.다이어트의 효과는 극히 미미하다.

◆치료법은 많지만 효과는 의문=엔더몰로지는 프랑스에서 개발됐다. 기계로 셀룰라이트가 생긴 피부 주변을 꼬집어 림프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일종의 림프 마사지다.

한강성심병원 미용성형외과 김진왕 교수는 "지방 흡입술과 엔더몰로지를 함께 받으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며 "주 3회씩(1회 비용 10만원, 시술시간 20분~1시간) 17~18회 시술하면 효과를 어느 정도 체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효과도 일시적이며 음식조절.운동 등 시술 뒤 관리를 하지 않으면 허사가 된다는 것이 약점이다.

메조테라피도 프랑스에서 왔다. 셀룰라이트가 생긴 부위에 지방분해 성분 또는 림프나 혈액 순환을 돕는 성분 등을 직접 주사한다. 유럽에선 인기가 높은 치료법이지만 비용이 비싸고, 다량의 물질을 주사함에 따른 감염 등 부작용 가능성이 단점이다.

일부 성형외과.피부과에선 지방흡입술.초음파 시술로 이를 제거하기도 한다. 지방흡입기는 피하지방을 진공압으로 뽑아내는 시술이다. 초음파는 피부를 절개하지 않거나(외부 초음파) 절개한 뒤(내부 초음파) 초음파를 쏘아 지방을 녹인다.

전기분해침은 셀룰라이트 부위에 침을 놓은 뒤 전기 자극을 준다. 약욕(藥浴)은 피부에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약을 바르고 따뜻한 물 안에 들어가는 일종의 스파 요법이다. 최근엔 셀룰라이트 부위에 저출력 레이저를 쏘는 시술도 행해진다.

◆가정요법도 원리는 마찬가지=효과가 금방 드러나진 않지만 집에서 간단히 시도해볼 만한 방법은 마사지다. 물리적으로 셀룰라이트를 깨뜨리면 노폐물과 지방이 배출되기 쉬운 상태로 변하고 림프.혈액 순환이 원활해진다는 것이 이론적 근거다. 방법은 오일.크림 등을 필요한 부위에 바른 뒤 양 손으로 살짝 밀어 올리듯 주무른다. 이어 빈 병이나 둥근 막대를 굴려 마사지하고, 살짝 꼬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한다.

서울보건대 뷰티아트과 하병조 교수는 "이때 안티 셀룰라이트 성분이 든 보디 슬리밍 제품을 바르면 마사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권한다. 이들 제품엔 카페인.L-카르니틴.캡사이신 등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설명이다.

프랑스 클라랑스 연구소는 최근 26명에게 자사의 보디 슬리밍 제품인 '토털 보디 리프트'(바카린.호토니아라는 식물 성분 함유)를 30일간 임상시험한 결과 허벅지 둘레가 최대 3㎝까지 줄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라는 견해가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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