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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금융이해력, OECD 평균 넘어…청년층 저축보다 소비 ‘욜로’

중앙일보

입력

한국은행 전경. 뉴스1

한국은행 전경. 뉴스1

한국 성인의 금융이해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10개 국가의 평균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이해력을 구성하는 대부분 세부 지표가 모두 지난번 조사보다 상승한 영향이다. 다만 장기적인 재무목표를 세우는 경향성은 떨어졌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저축보다 소비를 중시하는 비중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29일 이 같은 결과를 담은 ‘2020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를 발표했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이 만 18~79세 성인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2년마다 실시하는 조사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2400가구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했다.

지난해 한국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8점으로, 2018년 조사보다 4.6점이 상승했다. 국민의 금융이해력을 측정하는 OECD 소속 10개국(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포르투갈·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베니아·에스토니아·콜롬비아)의 평균(2019년·62점)보다 4.8점이 높았다. 2018년 조사 당시에는 OECD 16개국의 평균(2015년·64.9점)보다 낮았다.

자료: 한국은행, 금감원

자료: 한국은행, 금감원

이는 금융이해력 점수를 구성하는 세부지표 대부분이 상승한 덕분이다. 금융상품과 서비스 등을 비교해서 얻을 수 있는 기본 금융 지식인 ‘금융지식’ 점수는 73.2점으로, 2018년(65.7점)보다 7.5점이 높아졌다. OECD가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하다고 제시한 ‘최소목표점수’인 71.4점을 넘어선 비중은 68%였다. 지난번 조사(58.3%)보다 10.3%포인트가 늘어 큰 폭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장기적은 재무 계획을 세우는 데에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 관련 정보와 계획을 바탕으로 금융상품을 소비하는 ‘금융행위’ 점수(65.5점)가 지난번 조사(59.9점)보다 5.6점이 높아진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적극적인 저축활동(97점)과 가계수지 적자 해소(91.4점)는 높았지만, 신중한 구매(54.7점)·평소 재무상황 점검(52.4점)·장기 재무목표 설정(43.5점) 등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탓이다. 평소 저축하고 대출을 갚는 데는 성실했지만, 재무상황을 파악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런 경향은 장기적인 재무목표 여부를 따지는 ‘금융태도’ 점수에서도 나타났다. 금융태도 점수는 60.1점이었던 지난번 조사(61.3점)보다 유일하게 낮아진 세부 지표다. OECD가 설정한 ‘최소목표점수(60.1점)’를 달성한 비중은 39.9%에 불과했는데, 지난번 조사(43%)보다도 비중이 작아졌다.

특히 청년층(만 18세~29세)을 중심으로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장기적인 재무계획보다 당장의 소비를 통한 만족감을 중시하는 이른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현상이다. 조사에 응답한 청년층 중 ‘저축보다 소비 선호’ 항목에 동의하는 응답률은 34.2%로, 반대 응답률(2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상용 한국은행 경제교육기획팀장은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금융·경제교육의 효과를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청년층의 건전한 금융 태도를 조성하기 위해 중·고등학생 대상 조기 경제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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