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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장애인체육회장 "더 넓은 의미의 장애인 체육 지원이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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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 제5대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선거 당선인.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제5대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선거 당선인.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패럴림픽 네 글자가 길다고 하더군요."
지난 2월 7일, 강원도 평창군에선 올림픽 개최 3주년을 맞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패럴림픽 자료가 홈페이지에서 빠져 있고, 패럴림픽이란 글자가 빠진 '평창올림픽기념관'을 약칭으로 결정했다. 현판에도 패럴림픽이 빠졌다. 영문약칭도 올림픽만 들어간 POM(Pyeongchang Olympic Museum)을 사용한다. 지난해 개관한 미국 올림픽 및 패럴림픽 기념관이 공식 명칭과 약칭에서 패럴림픽을 병기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25일 임기를 시작한 정진완(55)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은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 회장은 "이번 사업은 강원도가 올림픽과 패럴림픽 모두를 기념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었다. 강원도 예술, 문화계 인사 중심으로 자문위원회가 구성됐다고 들었다. 실무자들의 패럴림픽에 대한 인식 부족이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유승민 2018평창기념재단 이사장도 개선을 돕겠다고 했다. 강원도에서도 미안함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일종의 해프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체육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정진완 회장은 "체육회가 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정 회장은 1월 치러진 선거에서 제5대 회장으로 당선돼 4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정 회장은 장애인체육회 부장, 충청남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장, 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장 등을 역임했다.

정진완 회장은 중도장애인이다. 22살 때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뒤 체육을 통해 건강해졌다. 이후 특수체육을 전공하면서 장애인 행정가로 변신했다. 정 회장은 "1988 서울 패럴림픽 이후 농구를 처음 접했다. 이후 휠체어테니스를 거쳐, 사격으로 전향해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운동이 나를 사회에 나오게 만들어줬고, 지금도 건강하게 생활한다. 장애인이 체육을 하면 더욱 건강하게 생활하고, 의료비용도 절감된다. 내가 바로 그런 사례"라고 했다.

정 회장은 장애인 체육의 범위를 넓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은 장애인 체육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패럴림픽, 데플림픽, 스페셜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가 있는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에 집중했다. 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척수, 절단, 시각, 뇌병변, 청각, 발달 장애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정 회장은 체육 예산 지원을 장기이식자, 정신장애, 노인성 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까지 넓히려고 한다. 정 회장은 "외국에선 장기 기증자와 이식자가 함께 출전하는 스포츠 이벤트가 열린다. 정신적 장애를 겪는 이들에게도 스포츠가 유용하다. 이들을 위한 지원을 차츰 늘려가려고 한다"고 했다. 정진완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도 지원을 위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공석중인 사무총장 인선도 정부와 협조를 통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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