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중계식 선거보도 많아, 후보자 정책 비교 아쉽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29 00:02

업데이트 2021.03.29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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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중앙일보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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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독자위원회 3월 회의가 김준영(성균관대 이사장) 신임 위원장 주재로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열렸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11명의 위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 4·7 재·보선 이슈 등 한 달간 중앙일보 지면과 온라인에 실린 콘텐트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일부 위원은 이메일로 의견을 보내왔다. 위원들이 제시한 날카로운 비평과 애정 어린 조언을 소개한다.

김준영 위원장(성균관대 이사장)

매일 1면에 ‘백신 접종률’ 소개

다른 신문과 차별화된 좋은 정보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가덕신공항 찬성하는 부산시민들

세금 들어도 원하나 심층 조사를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

‘한·미 북핵협의 이대로 좋은가’ 시평

원칙없는 정부 대응 일관되게 지적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22일자 ‘시시각각-어느 대통령도 사저로 못 돌아간다’를 읽고 전직 대통령 경호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5년마다 대통령이 바뀌는데 그때마다 드는 경호 예산과 인력, 사저 부지를 위한 공간 낭비는 후진적이다. LH 사태와 부동산 공시가격 발표 이후 민심이 폭발한 것 같다. 정부는 명운을 걸고 투기 실태를 조사해 확실한 후속 대책을 마련한다지만 처벌 위주의 과잉 입법만 양산할까 걱정된다. 중앙일보가 LH 투기 사건에 초점 맞추다가 점차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점, 대안 모색 쪽 기사들을 내는 걸 보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양인집 어니컴 대표=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숨진 사망자에게서 폐 혈전이 발견됐다는 기사가 17일자 중앙일보에 처음 실렸다. 다음날 다른 신문에서 받아 쓰고 방역 당국이 뒤늦게 국내 사례를 인정하면서 이슈화 됐다. 이 보도를 계기로 우리도 리스크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8일자 ‘65세 이상 접종 시작, 안전성 문제 없다는 결론’ 기사를 보니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한 건지, 누가 발표를 했는지가 빠져있고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라고만 돼 있다. 근거가 안 보여 독자 입장에서 아쉬웠다.

▶임유진 강원대 교수=최근 선거 보도는 후보자 여론조사 결과만 그대로 전달해 너무 아쉽다. 후보 정책 비교 등이 필요했는데 안 보인다. 정책선거의 중요성을 논의하는 차분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1일자 ‘딜쿠샤 지은 미국인 손녀, 오늘 독립선언서 낭독’ 기사는 1919년 3·1 운동을 전세계에 알린 AP통신 기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 이야기인데, 당시 테일러 보도가 어떻게 전세계적 반향을 불렀는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딜쿠샤 위치는 어디인지 등 친절한 설명이 있었다면 좋았겠다.

김소연 뉴닉 대표

세상을 등진 변희수 하사 이야기

20대 분노·슬픔, 더 깊이 다뤘어야

김은미 서울대 교수

이수정 교수 영상 인터뷰 인상적

신문칼럼 대안으로 실험해볼 가치

나동현 유튜브 크리에이터

이해관계 없이 영향 미치는 ‘메이븐’

그 부작용 다룬 후속기사도 기대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3월 회의가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 9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3월 한 달 동안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보도된 4·7 재·보선 이슈,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 등 기사들에 대해 예리한 비평과 향후 개선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장진영 기자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3월 회의가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 9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위원들은 3월 한 달 동안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보도된 4·7 재·보선 이슈,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 등 기사들에 대해 예리한 비평과 향후 개선 방안 등을 제시했다. 장진영 기자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10일자 ‘중앙시평-한·미 북핵 협의 이대로 좋은가’는 상당히 좋았다. 문재인 정부의 원칙 없는 대응으로 미국에게 동맹 대접 못 받고 중국에는 헛된 기대 갖게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5일자 ‘조선, 문명으로 읽다-임금의 땅, 백성의 땅’은 조선시대 왕실이 공공재산을 사유화한 예시를 들어 공공지는 공유지로 지켜야 하고 철도·수도·공항·전기는 민영화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인데, 긴 글에 비해 결론이 허망해 답답했다.

▶나동현 유튜브 크리에이터=23일자 ‘해체 직전 초고속 역주행, 브레이브걸스 10년 만에 정상’ 기사엔 개인적 이해관계가 없는데도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고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 ‘메이븐(maven)’이 소개돼 있다. 요즘엔 반대로 이해관계가 있으면서 은근하게 띄워주는 사람들이 있고 가짜뉴스를 뿌리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을 후속으로 다루면 좋겠다. 중앙일보 유튜브 채널에는 많은 콘텐트가 어지럽게 올라온다. 조회수, 구독자수가 적은 게 아쉬운데 정치 분야나 속보 등 섹션별로 제대로 안 나눠져서다.

▶민영 고려대 교수=11일자 ‘"경제 최고 가치는 공정” LH 투기, 그걸 건드렸다’는 흥미로운 기사다. 다만 공정의 의미가 세대별로 다르고 이슈별로 천차만별이어서 앞으로도 갈등의 소지가 될 거라 보는데, 이를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한다. 16일자에 소개된 ‘내가 찐진보? 찐보수?’란 제목의 정치성향 테스트 디지털 서비스를 학생들이 공유해 체험해봤다. 흥행엔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 노스웨스턴대 잰다(Janda) 교수의 정치성향 테스트를 활용했다고 해 직접 구글링해봤지만 못 찾았다. 이런 이슈가 왜 재·보선과 상관 있는지, 국회의원 몇 명이 테스트에 참가해 매칭을 시킨 것인지 등 설명이 부족해 아쉬웠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외국인 노동자 코로나19 검사를 강요하는 행정명령이 논란이 됐는데, 경기도가 지난 8일부터 검사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을 때 중앙일보는 경기도 입장을 그대로 썼고, 17일 서울시 행정명령이 나왔을 때도 다소 소홀하게 다뤄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한·미 방위비 협정 타결 소식을 전한 11일자 기사는 발표 전 엠바고였는데, 다른 신문이 정부 설명을 받아 쓴 데 비해 중앙일보는 이미 자세한 분석이 준비된 보도였다.

민영 고려대 교수

LH투기 관련 ‘경제 최고가치 공정’

공정의 의미, 심층적으로 다뤄야

양인집 어니컴 대표

‘65세 이상 접종, 문제 없다 결론’

누가 어떻게 냈는지 근거 안 보여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외국인 코로나 의무검사 행정명령

인권문제 초기에 소홀하게 다뤄 

▶김소연 뉴닉 대표=성전환 수술로 강제 전역당한 뒤 세상을 등진 변희수 전 하사 이야기가 좀 더 다뤄졌어야 한다고 본다. 저희 20대 세대가 표현하는 분노나 슬픔에 비해 언론 보도의 깊이와 양 측면에서 온도 차가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기사에서 아직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다. 공시가 관련 Q&A 정리 기사를 봤는데 ‘현실화율’ ‘(공시가 산정) 기초자료·심의자료’ 등 전문용어가 계속 나오니 일반 독자 입장에서 좀 어렵지 않나 싶었다.

▶김준영 성균관대 이사장=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담 후 최종 성명서 발표나 기자회견에서 나온 양국 간 갭을 잘 짚어줬다. 다만 어떤 의견차가 있었는지 알기 어려웠는데 미국 VOA 뉴스를 들으니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핵심 단어나 문장 등은 영어 원문을 그대로 인용해줄 수 없는지 묻는다. 그리고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매일 1면에 표로 소개되는데 다른 신문에 없는 좋은 정보다. 시간이 갈수록 백신 접종의 불평등, 양극화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지역별·세대별·계층별 통계를 통해 투명한 기사를 접하게 해주면 좋겠다.

임유진 강원대 교수

‘딜쿠샤 지은 미국인의 손녀’ 기사

3·1운동 보도의 반향 등은 빠져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

‘당장 이용 가능해야 좋은 백신’ 기고

백신 접종 안전성 강조, 시의적절 

▶김은미 서울대 교수=19일 온라인 영상 콘텐트로 올라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인터뷰는 깔끔한 영상과 김 교수의 차분하고도 논리적인 감각이 잘 조화된 모습이었다. 신문 칼럼의 대안으로 ‘구술 칼럼’ 포맷을 계속 실험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월 27일 올라온 인터넷 기사 ‘리얼돌 두고 펼쳐진 댓글전쟁’에서 벗겨진 채 눕혀 있는 리얼돌 사진을 게재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언론의 품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3일자 ‘시론-이스라엘의 백신 전략 현장이 한국에 주는 충고’, 8일자 ‘“이스라엘, 백신 실험실 자처…접종 데이터 공유 약속해 빨리 확보”’는 이스라엘 정부의 백신 구매 관련 정보를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우리나라도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 성공적인 백신 접종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함을 인식시켜주는 좋은 기고였다고 본다. 또 8일자 ‘퍼스펙티브-당장 이용 가능한 백신이 가장 좋은 백신이다’는 전문가 기고로 백신 접종의 안전성을 강조해 시의적절했다.

▶김동조=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원로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와 만나 나눈 대화를 전한 23일자 기사 ‘윤석열, 101세 철학자 김형석에 물었다 “정치해도 될까요”’는 제목이 좋았다. 그런데 ‘노(老)철학자의 답은 뜻밖에 간명했고 큰 위로를 줬다’는 부분이 있다. 윤 전 총장의 개인적 느낌이 그대로 표현돼 좀 어색했다. 핫 하니까 쓰고 싶은 욕심은 이해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 같다.

▶양인집=12일자 1면 톱 ‘서영석 신도시 인근, 김주영 뉴타운 땅 의혹’ 기사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투기 의혹인데 이 정도로 크게 썼어야 했느냐는 생각이 든다.

▶강호인=가덕도 신공항은 원하는 부산시민들이 많다. 그런데 겉핥기 말고 자신의 혈세가 들어가는데도 원하는 건지, 정부가 다른 데 갈 돈을 빼서 주는데도 좋아하는 건지 등 여론을 심층 조사해봤으면 한다. 또 LH 신도시 땅 투기만 다루지 말고 가덕도 주변 땅 주인들이 누군지도 알아봤으면 좋겠다.

정리=김형구 정치에디터, 도움=장유경 인턴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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