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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혀버린 수에즈 운하 대책회의 연 정부 “사태 장기화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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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수에즈 운하에 낀 화물선 에버기븐호를 촬영한 위성 사진.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수에즈 운하에 낀 화물선 에버기븐호를 촬영한 위성 사진. AP=연합뉴스

좌초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가 수에즈 운하를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해운업계는 물론 수출ㆍ수입 물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해양수산부는 28일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 비상대응반’ 회의를 개최하고 국내 주요 선사의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23일 대만 선사 에버그린 소속 화물선이 수에즈 운하를 막아서자 해수부는 자체 대응반을 꾸려 상황을 모니터링해왔다. 하지만 이후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날부터 대응체계를 민ㆍ관 공동으로 확대했다.

한국해운협회와 HMM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우선 수에즈 운하 인근 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는 HMM의 2만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그단스크(Gdansk)호의 현재 상황을 보고받았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그단스크호 선장과 위성통신을 통해 선원 안전과 부식ㆍ용품 현황 등을 점검하고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수에즈 운하 인근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 대형 컨테이너선은 그단스크호 1척이다. 사고 수습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HMM은 해당 항로를 지날 예정이었던 선박 4척을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으로 우회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 수에즈 운하 근처에서 대기 중이거나 향후 일주일 이내 이곳을 통과해야 하는 한국 국적선사 운영 선박은 약 30척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운하 상황과 운항 일정, 화주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우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해당하는 선박은 정부가 집중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장관은 “수에즈 운하의 통항이 중지되면서 국제 물류 지연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수에즈 운하 인근 대기 선박과 우회 선박 모두 안전 관리를 최우선으로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우회 항로 이용 시 관련 정보를 화주에 통지하고, 선사별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비상운영체계를 가동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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