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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뉴욕증시 입성?…IPO 실패 2년만에 스팩 합병 상장 시도

중앙일보

입력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 우회상장에 재도전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뉴욕 증시 우회상장에 재도전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WeWork)’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뉴욕증시 상장에 재도전한다. 2019년 기업공개(IPO) 실패 후 최고경영자(CEO) 사퇴 등의 내홍을 겪은 지 2년 만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위워크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스팩 ‘보우엑스 에퀴지션(BowX Acquisition)’과의 합병에 합의했다.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부채 등을 포함해 90억 달러(약 10조2000억원)로 산정됐다. 위워크는 우회상장 성공 시 사모펀드의 일종인 상장지분사모투자(PIPE)로부터 받는 8억 달러(약 9000억원)를 포함해 총 13억 달러(약 1조47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위워크는 지난 2019년 IPO 실패 이후 2년 만에 뉴욕 증시의 문을 다시 두드리게 됐다. IPO에 실패한 뒤 기업가치는 급락했다. 2019년 초의 470억 달러(약 53조1800억원)로 추정되던 기업가치는 3분의 1 수준인 150억 달러(약 16조9000억원)까지 폭락했다. IPO 심사 과정에서 대규모 적자가 드러나기도 했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던 애덤 뉴먼은 방만한 경영과 각종 비행으로 구설에 오른 뒤 상장 실패에 책임을 지고 그해에 물러났다. 실제로 보우엑스와의 합병을 앞둔 현재 산정된 기업가치인 90억 달러도 2019년 초 평가 금액 470억 달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위워크가 상장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최근 미국 월가에 부는 스팩 열풍으로 가능했다. 스팩은 공모를 거쳐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 그 자금으로 비상장사를 합병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전통적인 방식인 IPO보다 상장절차가 덜 까다롭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과거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은 기업가치가 낮은 업체의 '뒷문 상장'으로 여겨지며 투자자가 외면했지만 지난해부터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IPO보다 시장의 영향력을 적게 받는 스팩이 인기를 얻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워크가 IPO에 실패한 지 2년여 만에 스팩을 통해 상장하는 현상은 기업 공개에 난항을 겪는 업체들을 향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얼마나 변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워크는 우회상장 후 2024년까지 40억 달러(약 4조5200억원)의 매출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전체 지점의 입주율(occupancy rate)이 72%에서 47%까지 하락하는 등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로 인해 위워크는 지난해 12월 기준 수익성이 낮은 전 세계 100개 이상 지점의 문을 닫는 등 사업구조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샌딥 매스라니 위워크 CEO는 “지난 한 해 동안 기업을 변화시키고 핵심 가치에 집중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를 통해 위워크는 유연한 공간 사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했으며,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은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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