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편 "아기 바꿔치기? 속옷차림도 봤다, 내가 바보냐"

중앙일보

입력 2021.03.28 05:00

업데이트 2021.03.28 17:17

“속옷 바람일 때도…임신, 눈치챘을 것”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알려진 A씨(48)의 남편이 공개한 2018년 2월 16일 사진. A씨는 단발머리로, 오른쪽에서 두번째에 있다. [사진 A씨 남편]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알려진 A씨(48)의 남편이 공개한 2018년 2월 16일 사진. A씨는 단발머리로, 오른쪽에서 두번째에 있다. [사진 A씨 남편]

“(경찰 주장대로면) 아내가 낳은 지 100일 된 아기를 이제 갓 낳은 신생아(손녀)랑 바꿔치기했다는 겁니다. 저와 가족, 의료진이 바보도 아니고 어떻게 그 차이를 모릅니까.”

‘구미 여아 사망’ 친모의 남편 “아내 믿는다”

지난달 경북 구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로 지목된 A씨(48) 남편의 말이다. A씨 남편은 2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아내의 임신과 출산을 몰랐을 리 없다. 해당 시기에 찍은 아내 사진까지 경찰에게 보여줬지만, 경찰은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 남편에 따르면 경찰은 그에게 아내가 2018년 1월에 출산했고, 딸 B씨(22)가 3개월여 뒤인 3월 30일 출산했을 거라고 했다. A씨 남편은 “그럼 출산 시기가 3개월 차이가 난다. 아내가 정말 아기 바꿔치기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눈도 뜨지 못한 신생아와 100일 된 아기의 차이를 의사·간호사·사위 등 모두가 몰랐을 리 없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2018년 초 딸의 출산 전후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다음은 A씨 남편과의 일문일답.

경찰은 왜 부인(A씨)이 2018년 1월에 출산했다고 보는지. 
처음에는 딸과 비슷한 시기(2018년 3월)에 출산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경찰에 2017년 7월 사진과 2018년 2월 찍은 아내 사진을 보여주며 “배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2월이면 만삭일 때 아니냐. 그랬더니 경찰이 “이땐 이미 애를 낳았을 것”이라며 1월에 출산한 것으로 추정하더라.  
A씨가 2018년 초반쯤 회사를 잠시 쉬었다던데.
답답하다. 사람 몸이 항상 건강한 건 아니지 않나. 몸이 아파서 회사를 쉴 수도 있다.  
딸이 출산하고 언제 손녀를 보러 갔나.
출산 다음 날(4월 1일) 사위한테서 아기를 낳았다는 연락이 왔다. 일하던 중이어서 퇴근하고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 병실에 가니까 손녀가 있더라. 그때가 1시간 정도 병실에서 아기와 엄마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날 오후 8시쯤 손녀를 다시 신생아실로 내려보내야 한다고 하길래 저와 아내, 사위가 함께 아기를 데리고 신생아실로 갔고 간호사한테 아이를 건넸다.  
부인은 딸 출산 날(3월 30일)과 그 다음 날 출근했나.
그렇다. 나도, 아내도 둘 다 출근했고 퇴근 후에 병원에 갔다. 딸 출산 전후로 아내와 대부분 같이 있었다. 아내를 믿는 이유다.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B씨가 아이를 낳은 산부인과에서 혈액형을 파악한 결과 B씨가 낳은 아이는 B씨 부부에게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경찰은 아이를 낳고 채혈하기 전인 48시간 이내에 아이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혈액형이 단서로 나왔는데. 
산부인과에서 (혈액형 검사 하기 전에) 아기 바꿔치기를 하려면 시간이 안 된다. 아내와 나는 출산 다음 날 소식을 듣고 저녁에 함께 갔고, 이후 아이는 신생아실 들어갔는데. (이미 이틀이 지났다). 그리고 정말 경찰 말대로 아내가 어느 틈에 아기를 바꿨다고 가정하더라도 갓 태어난 신생아랑 100일 된 아이는 구분할 수 있다. 의사도, 신생아실 담당 간호사도 그건 마찬가지일 거다.  
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A씨가 17일 구미경찰서에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A씨가 17일 구미경찰서에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뉴스1

딸 출산 전후 아내에게서 이상한 점은.
전혀 없었다. 병원도 함께 다녀왔다.  
3세 시신 발견 당시 말씀해 달라.

딸이 3층, 우리가 2층에 산다. 아내가 먼저 시신을 발견했다. 나한테는 다음날 말했다. 자기가 다 덮어쓰고 가겠다고. 첫째 손녀는 그렇게 갔지만, 둘째(B씨와 현 남편과의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런데 내가 듣고 “그건 우리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신고했다.

아내를 믿는다는 것인지.  
그렇다. 남편인 내가 아내의 임신을 어떻게 모르느냐. 아내가 샤워하고 나오면 속옷 바람으로 나올 때도 있는데 내가 눈치채야 하지 않나. 그리고 (아내가 다른 남자의 애를 가졌다면) 내가 감싸줄 이유도 없다.
아내는 어떤 사람이었나.  
정말 여린 사람이다. 연속극 보다가도 슬픈 장면 나오면 펑펑 우는 사람이었다. 그날도 딸 죄를 본인이 뒤집어쓰겠다는 거 내가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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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A씨는 시신을 발견한 후 곧장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딸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시신을 자신이 치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시신 유기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A씨는 “시신을 상자에 담아 어딘가로 옮기려고 했지만, 갑자기 바람 소리가 크게 나 공포감을 느끼고 시신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다음날 A씨 남편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심정은.
지금 이 사건 때문에 나랑 아내 모두 회사를 그만뒀다. 생계에 문제가 생겨 힘든 상태다. 나는 이해가 안 된다. 100일 된 아기랑 신생아를 바꿨는데 가족과 의료진 모두가 구분 못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그 아이를 의료진 몰래 바꿨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내도 억울해한다.  
경북 구미서 3살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B씨가 지난달 19일 살인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서 3살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B씨가 지난달 19일 살인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3세 여아 사망 사건은 지난달 구미의 한 빌라에서 반미라 상태의 여아 시체가 발견된 뒤 한 달이 넘은 지금까지 미궁에 빠진 상태다. 아이를 버리고 떠났다는 B씨가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는데 유전자 검사 결과 B씨의 어머니인 A씨가 생물학적 친모로 판정되면서다.

경찰은 A씨와 B씨 모두 비슷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했고 A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보고 있다. 이 논리에 따르면 두 아이 중 한 아이는 시체로 발견됐고, 한 아이는 행방불명이다.

구미=백경서·김정석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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