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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 SK바이오사이언스는 왜 ‘따상상’ 못했을까

중앙일보

입력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백신 공장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백신 공장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역대 최고 청약 기록을 갈아치우며 증시에 입성한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26일 SK바이오 주가는 13만2000원에 마감했다. 상장 첫날 종가(16만9000원)와 비교하면 22% 가량 하락했다. 공모주 청약 열풍을 유발한 SK바이오 주가는 왜 주춤할까.

SK바이오 주가, '따상' 이후 연일 하락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 코스피 상장 행사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거래소]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 코스피 상장 행사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거래소]

SK바이오는 지난 18일 상장했다. 새 아파트가 지어지면 청약한 사람 중 당첨자에게 집을 주는 것처럼, 공모주도 새롭게 주식을 발행하면 신주 소유권에 투자할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때 해당 주식을 사고자 하는 사람에게 최초로 발행하는 가격을 공모가라고 한다. SK바이오의 공모가는 6만5000원이었다.

공모주가 신규 상장하는 첫날, 시장이 처음 열렸을 때 결정된 가격이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되면 이를 주식시장에서는 더블(double·2배)이라고 부른다. 18일 SK바이오의 시초가는 13만원으로 더블을 달성했다.

국내 주식 시장은 당일 최고로 오를 수 있는 한도(30%)와 최저로 내릴 수 있는 한도(-30%)를 규정해두고 있는데,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면 이를 ‘상한가’라고 부른다. 공모주가 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하고(더블), 상장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면 주식 시장에서는 이를 ‘따상’이라 칭한다. ‘더블’과 ‘상한가’의 합성어다.

코스피 상장을 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그래프.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되고서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코스피 상장을 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그래프.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되고서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SK바이오의 첫날 종가는 16만9000원으로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다. 상장한 지 하루 만에 공모가(6만5000원) 대비 수익률이 160%에 달했다는 뜻이다. 덕분에 SK바이오의 시가총액(12조9285억원)은 단숨에 코스피 전체 종목 중 28위를 기록했다.

그러자 ‘따상상’ 기대감이 높아졌다. ‘따상’을 기록한 종목이 다음 날도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면 ‘따따상’ 혹은 ‘따상상’이라고 부른다. 만약 SK바이오가 따상상을 기록했다면 주가는 21만9700원까지 오를 수 있었다(수익률 238%). 가격 제한폭이 ±30%로 확대된 2015년 6월 이후, ‘따상상’을 기록한 종목은 지금까지 8개뿐이었다. 만약 3 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면(따상상상) 주가는 28만5610원이다.

하지만 따상 이후부터 SK바이오 주가는 대체로 내리막이다. 5 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주가는 상장일 시초가인 13만원에 가까워졌다. 26일 장 마감 후 시가총액(10조980억원)도 상장일(12조9285억원) 대비 2조8000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기업 정보 부족…보수적 실적 추정 영향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이 안동L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이 안동L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 증권가는 공모주가 기업공개(IPO) 직후 투자 주체가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비상장 주식의 주요 투자자는 벤처캐피탈(VC)이나 엔젤 투자자, 혹은 기업 관계사다. 하지만 상장하면 개인과 기관투자자,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들어온다. 기존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의 투자 방식·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상장 직후 주식 손바뀜이 대거 발생한다는 것이다.

문경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비상장 주식이 상장하면, 기존 투자자 중 일부는 그간 묶여 있던 돈을 유동화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수급적 측면이 단기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의 계열사 SK바이오팜의 주가가 일종의 ‘학습효과’를 유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SK바이오에 앞서 지난해 먼저 주식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이른바 ‘공모주 열풍’이 불었지만, 이후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상장 직후 21만7000원이던 SK바이오팜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10만4000원으로 반 토막 났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망 공모주로 소문난 종목이 상한가 직후 차익 매물이 나왔었다는 과거 경험이 SK바이오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되자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되자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투자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SK바이오의 기업 정보가 부족해 주가가 하락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하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아스트라제네카·노바벡스 등 SK바이오가 생산하는 코로나19 백신에 관심이 많다”며 “그런데 SK바이오가 얼마나 많은 코로나19 백신을 얼마에 받아와 얼마에 판매하는지 등 백신 정보가 제한적이라서 실적을 보수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추정한 수치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SK바이오는 “아스트라제네카·노바벡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양사가 비공개에 합의한 상황이라 SK바이오가 임의로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노바벡스 백신의 경우 추후 정부와 협의에 따라 공개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 초기 주가 하락이 기업 가치와 무관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경준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 주가는 상장 직후 하루 만에 238% 상승했다가 이후 다시 하락했지만, 이 기간 기업의 사업 내용이나 기업의 가치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상장 직후 주가 등락보다는 기업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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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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