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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전기차∙자율주행 대장주라며? 주가는 왜 이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앤츠랩 한 켠에선 늘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 주목합니다. 기존 완성차 제조업에 전기차∙자율주행∙차량공유∙센서∙커넥티비티(인포테인먼트)∙보안(카메라 등)까지 산업의 규모와 성장성∙기술력∙일자리 측면에서 타 산업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의 현대모비스 부스. 사진 현대모비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의 현대모비스 부스. 사진 현대모비스

· 올해가 전기차 원년, 앞으로 좋아질 일만
· 신차 출시와 해외 판매 회복, 올해 영업익 46% 증가 예상
· 지배구조 개편 정점에 있지만, 주가는 횡보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미래 전략의 핵심이 되는 회사 입니다. 자율주행∙전기차∙인포테인먼트∙제동∙조향∙램프∙안전 관련 장치와 부품을 만듭니다. (엔진은 안 만듭니다. 그건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그룹(현대∙기아∙제네시스)은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5에 이어 올해 5종의 전기차 모델을 더 내놓을 계획인데요.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라는 고유의 전기차 플랫폼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자체 전기차 플랫폼이 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기존의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서 엔진과 연료탱크 등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배터리와 모터를 넣은 것인데요. E-GMP 같은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하면 효율적인 실내 공간을 만들 수 있고, 모듈화를 통해 대량 생산도 수월합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 폭스바겐∙GM∙도요타 정도만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요. 포드는 폭스바겐 플랫폼에, 혼다는 GM 플랫폼에 묻어갈 정도로 전기차 플랫폼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데 긴요하게 작용합니다.

지난해 10월 울산공장 '미래차 전략 토크쇼'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E-GMP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울산공장 '미래차 전략 토크쇼'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E-GMP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E-GMP를 활용해 2025년까지 23개종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 정도를 먹겠다는 구상인데요. 그렇게 되면 모터∙인버터∙통합충전시스템 등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전동화 부문은 가파르게 성장할 걸로 보입니다. 올해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생산 원년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흔히 자율주행이라고 하면 운전자가 아무 것도 안해도 차가 움직이는 것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충돌 위험에 봉착했을 때 작동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차선 유지 기능, 앞차와의 간격을 알아서 유지해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다 자율주행 기능입니다. 아직 이런 기능들이 현대모비스 실적에 기여하는 부분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큰 포텐셜이 느껴집니다.

현대차가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사명을 '모셔널'로 정했다. 모셔널 브랜드를 래핑한 제네시스 G90. 사진 현대차

현대차가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사명을 '모셔널'로 정했다. 모셔널 브랜드를 래핑한 제네시스 G90.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세계적인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옛 델파이에서 분사)와 50:50으로 로보택시 합작법인 모셔널(현대모비스 지분 10%)도 만들었습니다. 지금 네바다주에서 운전기사 없는 콜택시가 시범 운행 중인데, 이게 성공하면 (목표는 2023년) 현대모비스 매출도 늘고 주가도 올라갈 것 같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작년에 그룹 내 교통정리를 통해 현대오트론의 차량용 반도체 부문도 인수했습니다. 걸어다니는 ‘로봇개’로 유명한 로보틱스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현대모비스 지분 20%)에도 참여했습니다. 로보틱스 기술은 자율주행 뿐 아니라 배송∙스마트팩토리∙재활의료 등에도 활용돼 현대모비스의 기술 영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가 전기차 생산 원년이긴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당연히 내연기관차도 계속 생산합니다. 신차 출시가 잇따르고 코로나 백신 보급으로 닫았던 해외공장이 풀가동에 들어가면서 현대모비스의 매출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엔 내수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증권가에선 현대모비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46% 증가한 2조68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 이외에 스텔란티스(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미쓰비시∙스바루∙마쓰다 등 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현대차 지배구조

현대차 지배구조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총수 일가가 3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을 보유한 계열사’로 변경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23.29%)을 낮춰야 하는 등 올해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8년에 시도했다 무산됐습니다.)

가장 유력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모비스를 투자부문과 모듈∙A/S사업부문으로 나눠,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현대모비스 모듈∙A/S사업부문 지분을, 기아차가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과 교환하는 것입니다.이렇게 하면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게 되고, 순환출자∙일감몰아주기 논란도 해소하게 됩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정점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현대모비스가 잘 돼야 원활히 이뤄질 수가 있습니다.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라인업. 현대자동차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라인업. 현대자동차

다만 현대모비스 주가는 올초 급등했다 ‘애플카’ 결렬 등의 여파, 기타 가시적인 호재 부족으로 횡보하는 중입니다. 사실 전기차는 올해부터 꾸준히 늘어나겠지만, 자율주행 기술만 해도 언제 주가상승으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앤츠랩 독자 여러분들께서 장기투자 쪽으로 마음을 다잡으셨다 해도 지난 10년간 현대모비스 주가 추이를 보시면 한숨이 나올 것입니다. 그래도 장기투자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현대모비스는 호재는 분명하나 시총 12위로 상당히 엉덩이가 무거운 종목이므로, 언제 오를지 모르지만 꾸준히 매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언젠진 모르지만 언젠간 오른다!
by.앤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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