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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4보다 탄두 키운 北미사일…"한·미 지휘부 벙커 노린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KN-23 개량형)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쳐]

지난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KN-23 개량형)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쳐]

26일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인 25일  '신형전술유도탄'을 시험 발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의 확대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기존 KN-23보다 사거리를 늘렸을 뿐 아니라 탄두 중량을 크게 키운 게 특징이다. 이때문에 유사시 한·미의 지하 지휘시설(벙커)을 노리고 개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신형전술유도탄에 대해 “개량형 고체 연료발동기(엔진)”을 사용했고,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방식(풀업기동)”으로 날아갔다고 밝혔다. 풀업기동은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특징으로 포물선을 그리듯 날아가는 일반 탄도미사일과 달리 하강하다 위쪽으로 다시 솟구치는 궤적의 비행을 뜻한다.

26일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진 노동신문]

26일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사진 노동신문]

앞서 기시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26일 “앞서 발사된 적이 없는 신형 탄도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의 확대 개량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공개한 사진 속 미사일은 KN-23보다 조금 더 길고 더 두터운 모양이었다. 또 바퀴가 5축인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에서 발사됐다.이는 북한이 지난 1월 14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KN-23 개량형의 특징과 같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신형전술유도탄의 탄두 탑재량을 2.5t으로 개량했다고 덧붙였다. 2.5t은 일반 탄도미사일보다 무겁다. 전술핵도 1t 남짓이면 충분하다.

이처럼 탄두부가 묵직한 미사일이 또 있다. 한국이 지난해 5월 시험 발사한 현무-4다. 현무-4는 탄두 탑재량이 2t가량이다. 지하를 뚫기 위해 일부러 무게를 키워 운동 에너지를 최대화하도록 설계했다. 북한이 현무-4를 염두에 두고 KN-23 확대 개량형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2021년 북한 미사일 발사 동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21년 북한 미사일 발사 동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국가 및 군 주요 방호시설이 목표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사시 대통령을 비롯한 지휘부는 지하 벙커에 들어가는데, 북한이 이들 시설을 노리고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또 신형전술유도탄의 사거리가 600㎞라고 주장했다. 남한 전역이 타격권이란 얘기다. 하지만 합참과 일본 군 당국이 발표한 사거리는 450km로 150km나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 당국은 한·미 자산으로 본 내용을 발표했을 뿐”이라며 “현재 추가 정밀 분석 중이다”고 말했다.

권용수 전 교수는 “600㎞는 북한이 목표한 사거리일 수 있다”며 “이 정도 사거리라면 중부권에서 쏴 부산은 물론 제주도까지 닿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재ㆍ박용한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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