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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시장 선거 앞두고 ‘민주야 좋아해’ 버스 광고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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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140번 버스에 붙은 ‘민주야 좋아해’ 광고. 독자 제공

서울시내 140번 버스에 붙은 ‘민주야 좋아해’ 광고. 독자 제공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에 ‘민주야 좋아해’라는 버스 광고가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실이 26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료 콘텐트 업체인 넷플릭스는 서울시내 140번 버스 노선 12대에 ‘민주야 좋아해’라는 광고를 3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간 의뢰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을 홍보하는 광고다. 140번 버스는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를 출발해 혜화동을 지나 한강을 건너 강남역과 양재역을 거쳐 신분당선 강남역까지 달린다. 서울 강북을 횡단하는 노선인 셈이다.

드라마에 ‘민주’ 이름 가진 배역은 없어

문제는 이 드라마에 ‘민주’라는 배역이 없다는 점이다. 박대출 의원실에 입수한 해당 드라마 소개지에는 ‘민주’라는 배역이 없다. 드라마 런칭을 앞두고 언론을 상대로 제작 발표회를 할 때도 ‘민주’라는 배역을 가진 배우는 나타나지 않았다. ‘좋아하면 울리는’ 드라마 시즌 1과 2를 모두 봤다는 네플릭스 시청자는 “내가 시즌 1·2를 다 봤는데 ‘민주’란 배역은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의 한 장면. 중앙포토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의 한 장면. 중앙포토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월에 시즌 2를 시작하게 돼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주면 버스에 광고를 해주는 행사를 하게 됐다”며 “그래서 41개의 이름을 선정했고 그 중 하나가 일반적으로 여성 이름으로 쓰이는 ‘민주’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공교롭게 이렇게 됐다”고 했다.

넷플릭스 “좋아하는 사람 이름 광고해주는 행사…41개 이름 중 하나가 민주”

이에 대해 박대출 의원은 “TBS도 모자라 이제는 해외사업자 넷플릭스까지 선거에 개입하냐”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일(1)합시다’에 대해 선거법 위반 아니라고 하니 이제 교묘한 광고가 판을 친다”고 말했다. 그런 뒤 “선관위는 즉각 조사에 착수하고, 넷플릭스는 당장 광고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본지 보도 이후 넷플릭스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공교롭게 상황이 이렇게 됐기 때문에 해당 광고는 전량 철거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본지 보도 이후 당 차원에서 해당 광고를 게재한 넷플릭스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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