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확진자 이송한 소방관 감염…그는 전날 백신 맞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26 05:00

업데이트 2021.03.26 09:10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부산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직원과 환자 등 53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격리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부산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직원과 환자 등 53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격리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경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했던 소방관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보건당국은 이 소방관의 감염경로를 조사했으나 다른 감염원이 확인되지 않아 이송 중이던 환자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진주소방서 한 센터에 근무하는 A소방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루 뒤인 21일에는 A소방관과 같은 센터에서 근무했던 B소방관도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당시 B소방관이 A소방관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으나 A소방관의 정확한 감염경로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이 이 센터 다른 직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했지만,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A소방관에 대한 역학조사 과정에서 지난 15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를 진주 경상대병원에 이송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당초 이 확진자는 몸에 저혈당 등 이상증상이 있어 119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후 늦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A소방관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다. 당시 A소방관은 레벨D 방호복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A소방관이 환자 이송 중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15일은 이른바 ‘달(月)목욕’이 논란이 됐던 진주시 상대동 사우나발(發)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시기였다. 진주에서는 지난 9일 이 사우나발 확진자가 1명이 나온 뒤 10일 3명, 11일 41명, 12일 48명, 13일 40명, 14일 17명, 15일 22명 등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25일 오후 5시 현재 진주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793명이다.

지난해 4월 2일 오전 대구소방안전본부 자원집결지로 사용된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임무를 맡았던 전국 119구급대가 임무를 끝내고 소속 근무지역으로 돌아가고 있다. 뉴스1

지난해 4월 2일 오전 대구소방안전본부 자원집결지로 사용된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임무를 맡았던 전국 119구급대가 임무를 끝내고 소속 근무지역으로 돌아가고 있다. 뉴스1

보건당국 관계자는 “A소방관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출동한 것은 아니었지만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A소방관이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쓴 건지, 환자 이송 뒤 방호복 등을 벗는 과정에 감염된 것인지 등 정확한 감염경로는 추가로 더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 결과 두 소방관은 지난 14일 코로나19 1차 백신 예방 접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최소 2~4주 정도는 지나야 예방효과를 볼 수 있는데 해당 소방관의 경우 하루 뒤에 확진자를 접촉하면서 감염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사람의 상태에 따라 100% 예방효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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