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주자 줄사퇴···도쿄올림픽 성화 봉송엔 시민 한두 명

중앙일보

입력 2021.03.25 17:59

업데이트 2021.03.25 18:19

오는 7월 23일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이 25일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있는 축구시설 J빌리지에서 시작됐다. 121일간 일본 전국을 돌게 될 성화를 든 첫 주자는 2011년 축구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일본 대표팀 '나데시코 재팬' 선수들이었다.

후쿠시마 J빌리지에서 성화 봉송 출발
첫 주자는 '나데시코 재팬' 축구선수들
첫날 봉송 중 불꽃 꺼지는 불상사도

이와시미즈 아즈사(岩淸水梓) 선수(가운데) 등 2011년 여자 월드컵 독일대회에서 우승한 일본 대표팀 '나데시코 재팬' 멤버들이 25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출발한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의 첫 주자로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와시미즈 아즈사(岩淸水梓) 선수(가운데) 등 2011년 여자 월드컵 독일대회에서 우승한 일본 대표팀 '나데시코 재팬' 멤버들이 25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출발한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의 첫 주자로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25일 오전 열린 올림픽 성화 출발 기념식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 시민들의 입장이 금지됐다. 취재진과 소수의 대회 관계자들만 입장이 허용됐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도 당초 계획을 바꿔 불참했다.

성화 봉송 첫번째 구간의 도착 지점인 JR 제이빌리지역 앞도 일반 시민의 접근을 막았다. 성화봉송 구간 주변 곳곳에 바리케이트가 쳐졌고,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시민들만 한두 명만 나와 있었다.

성화 봉송 세번째 구간인 후쿠시마현립 후타바미라이가구엔(ふたば未来学園) 중고등학교 앞에는 성화 출발 시각이 가까워지자 지역의 초등학생 50여명과 학부모들이 모여들었다. 니쓰마 마사토(12)는 "코로나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형제가 이 학교에 다니고 있어, 모든 선수를 응원하기 나왔다"고 말했다.

25일 후쿠시마현에서 도쿄올림픽 성화를 든 주자가 응원을 나온 주민들에 손을 흔들며 거리를 달리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25일 후쿠시마현에서 도쿄올림픽 성화를 든 주자가 응원을 나온 주민들에 손을 흔들며 거리를 달리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길거리 응원은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조직위 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삼삼오오 손을 잡고 나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대회 관계자들은 확성기를 통해 수시로 "마스크를 꼭 착용해고 적절한 간격을 유지해달라"는 안내를 내보냈다.

후쿠시마현 주민인 이토 유이(18)는 "조금이라도 분위기가 무르익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응원을 나왔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친구와 둘만 오게 됐지만 마음은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날 행사에서 성화봉 불꽃이 꺼지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후쿠시마현 도미오카(富岡) 마을 구간의 봉송 중 성화봉 불꽃이 갑자기 사라져 진행요원이 랜턴의 불씨를 이용해 다시 붙인 뒤 봉송을 재개했다.

성화 봉송 주자들 줄사퇴에 '곤혹'

일본은 이번 도쿄올림픽에 '부흥 올림픽'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10년 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수습 작업의 거점이었던 J빌리지를 성화 봉송 출발점으로 삼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시모토 세이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25일 후쿠시마현에서 열린 성화 봉송 출발 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시모토 세이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25일 후쿠시마현에서 열린 성화 봉송 출발 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3월 12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돼 특별수송기 편으로 일본에 도착한 성화는 당초 지난해 3월 26일부터 일본 열도를 누빌 예정이었다. 하지만 성화 봉송 출발 직전 올림픽 연기가 결정되면서 봉송 릴레이도 전면 중단됐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지만, 오늘 시작되는 성화 봉송이 강력하고 따뜻한 빛이 돼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림픽까지는 아직 난관이 많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성화 봉송에는 1만여 명의 주자가 참여하게 되는데, 코로나19 상황과 조직위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히는 사람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배우 히로스에 료코(広末涼子), 남성그룹 '토키오(TOKIO)' 멤버 등 유명인을 포함해 현재까지 24명의 성화주자가 사퇴를 선언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우려도 

4개월간 이어지는 성화 봉송 행사가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거리 응원 인원을 제한하고, 거리에 나오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함성 없이 손뼉만 쳐야 한다는 방역 가이드라인를 마련해 홍보하고 있다. 또 인파가 몰리는 상황이 생길 경우 해당 장소를 생략하고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로 했다.

25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성화 봉송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주자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5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성화 봉송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주자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성화 봉송 시작에 맞춰 22일부터 수도권 등에 내려졌던 긴급사태 선언을 전면 해제했다. 하지만 이후 확진자가 늘어나며 '4차 유행' 우려도 나오고 있다. NHK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수도 도쿄에서는 하루 420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는데 3월 들어 최다였다. 전국적으로는 1918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후쿠시마=윤설영, 도쿄=이영희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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